새로운 ‘음악요정’이 탄생했다. 지난 2일 처음 방송된 KBS2 ‘건반 위의 하이에나’를 통해 예능 도전에 나선 멜로망스의 정동환이다.
정동환은 그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얼굴이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 음악으로 듣는 목소리 말고는 만나볼 길이 없었던 정동환의 숨은 매력이 ‘건반 위의 하이에나’에서 아낌없이 발산됐다.
등장부터 남달랐다. 정동환은 에일리와 팀을 이뤄 음악을 만들게 됐다. 그는 작업실에서 에일리를 기다리며 에일리의 대표곡들을 피아노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발라드는 물론 댄스곡들도 피아노로 재해석해 선보이며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다가 흥에 겨워 춤을 추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간 보지 못한 정동환의 흥과 끼가 새롭게 다가왔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섬세한 성격도 인상적이었다. 정동환은 에일리가 작업실에 오기 전 커피를 사러 나갔다. 자신이 없는 새 작업실에 도착할 에일리를 위해 ‘커피를 사러 다녀올 동안 내 집처럼 편안히 있으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여두는 센스를 보였다. 또 에일리를 보자마자 “누님”이라고 부르며 살갑게 다가갔다.
에일리에 대한 배려심도 빛났다. “나를 조력자라고 생각하라”며 에일리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 곡을 만들겠다고 했다. 정동환이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 위로 에일리가 감성적인 멜로디를 만들어 부르자 엄지를 추켜세웠다. 에일리가 “내 멜로디에 (피아노 연주를) 맞춰서 따라간 것 아니냐”며 부끄러워하자 정동환은 “귀가 이끌리는 대로 했다”며 오히려 에일리를 치켜세웠다.
정동환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너무너무 빨리 멜로디가 나와서 당황하긴 했다”면서도 “내가 천천히 만들어가는 스타일인 데 비해 (에일리) 누나는 바로바로 화성을 듣고 만들 수 있는 멜로디의 폭이 넓은 것 같다”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정동환은 또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가사를 쓰고 싶다”는 에일리의 말에 적극 동의하며 감탄을 표해 작업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중저음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 때는 마음을 설레게 하다가도 일상의 모습들은 웃음을 자아냈다. 정동환의 반전 매력이 재미를 더했다.
MC 정형돈과 정재형도 감탄했다. 특히 정형돈은 정동환에 대해 “정재형을 잇는 음악 요정”이라고 평가했다. 정재형은 지금껏 내놓은 음악들로 인정받은 천재성과 예능에서 보여준 유쾌한 이미지가 대비되며 현재 수많은 예능프로그램 MC로 활약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과연 정동환이 정재형의 ‘음악 요정’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정동환의 활약이 기대되는 ‘건반 위의 하이에나’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