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텐아시아가 ‘영평(영화평론가협회)이 추천하는 이 작품’이라는 코너를 통해 영화를 소개합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나 곧 개봉할 영화를 영화평론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영화는 전생을 기억하고 전생의 업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태어난 티베트 불교의 예정된 구도자 파드마 앙뚜의 어린 시절을 엿보게 해준다. ‘린포체’는 티베트 불교에서 고승이자, 살아있는 부처로 인정을 받는 존재로 엄격한 교육을 통해 영적 지도자로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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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다크에서 시킴까지 동자승과 노스승의 동행은 살을 에는 현실에 발 딛고 의미의 세계로 나아가는 구도자의 열망 그 자체다. 이 순도 높은 열망이 스크린을 통과해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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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느껴져.”
앙뚜의 고민과 내면의 갈등은 전혀 환상적이거나 낭만적인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극적 요소가 될 법한 린포체의 검증과 선포, 의식은 매우 생략된 분량으로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확인하지 않고도 앙뚜가 린포체라는 것을 의심치 않게 된다. 앙뚜가 영적 지도자가 되리라는 것을 스승 우르갼이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앙뚜에게 우르갼은 내 영혼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단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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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 겁니다.”
“용기를 내세요.”
“힘드시죠?”
영화가 끝나도 심상 속에서 우르갼과 앙뚜는 안개 속을 헤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한정 걸어 나간다. 지금, 희망을 품고 안개 속에서 헤매는 이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이 모퉁이를 지나도 안개는 걷히지 않지만 곧 겨자꽃 들판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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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세요.”
“괜찮을 겁니다.”
정지혜(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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