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가 자신들을 스타로 만들어 준 노래 ‘크립’을 부르지 않는 아이러니한 이유가 공개됐다.
9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영국 유명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1992년 발표된 라디오헤드의 히트곡 ‘크립(Creep)’은 톰 요크가 만든 곡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노래다. 그러나 공연에서 라디오헤드가 ‘크립’을 점차 부르지 않기 시작했고 2009년부턴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2016년이 돼서야 라디오헤드는 ‘크립’을 불렀다. 2014년 한 인터뷰에서 라디오헤드는 ‘크립’을 부르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싫증이 났다”고 답해 화제가 됐다.
사실 라디오헤드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크립’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멤버들은 라디오헤드 이름으로 발표되는 첫 싱글로 ‘크립’은 너무 우울하고 자신들의 색깔과 어울리지 않다고 반대했으나 제작자는 ‘크립’만한 대중적인 노래가 없다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1년 뒤 ‘크립’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크립의 인기는 미국으로 퍼져나갔고, 입소문을 바탕으로 빌보드 34위에 올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1995년 라디오헤드의 2집이 발매, 1990년대 명반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나 관객들은 여전히 ‘크립’만을 듣기 원했고, 막상 ‘크립’의 공연이 끝나면 공연장을 떠나는 관객들이 수두룩했다. 새 앨범을 내도 대중의 관심은 ‘크립’만큼 인기를 끌 수 있는 노래가 있느냐에 쏠려있었다.
결국 라디오헤드는 어떤 공연에서도 ‘크립’을 부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2년 내한 당시에도 라디오헤드는 ‘크립’을 부르지 않았고, ‘크립’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팬들은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면서도 라이브로 ‘크립’ 무대를 볼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