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23일 서울 강천구 양천로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열린 ‘웃찾사-레전드매치’ 녹화 현장에서 개그맨들이 1위 코너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tenasia.co.kr
23일 서울 강천구 양천로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열린 ‘웃찾사-레전드매치’ 녹화 현장에서 개그맨들이 1위 코너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tenasia.co.kr
“네가 스파이더맨이야? 그럼 난 개맨이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무대에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간판이었던 김원효가 개처럼 막 짖으며 등장하자 관객석은 술렁거렸다. 김원효는 23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SBS ‘웃찾사-레전드매치’녹화에서 수퍼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들을 소재로 하는 코너 ‘미운 우리 히어로’를 처음 선보였다. 객석에서는 “김원효를 ‘개콘’이 아닌 여기서 볼 수 있을 줄이야”라며 그의 무대를 반겼고, 김원효가 스파이더맨과 함께 콩트를 선보이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SBS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가 확 달라졌다. 지난 22일 방송분부터 ‘웃찾사-레전드매치’(이하 ‘웃찾사 레전드’)로 프로그램명도 바뀌었고 그간 단순 코너 나열식에서 매주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매긴다. 방청객들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한 코너가 끝날 때마다 투표하며 꼴등 코너는 다음 방송에 나올 수 없다. 이런 ‘웃찾사 레전드’의 변화를 실제로 느껴보기 위해 23일 두 번째 녹화 현장을 직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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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은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 찾아온 300여명의 관객들로 꽉 차 새로워진 ‘웃찾사 레전드’에 기대를 입증했다. 갓 스무살이 된 대학생들부터 중학생 딸과 온 엄마, 3대가 함께 온 가족 등 관객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캐나다에서 가족끼리 관람을 왔다는 이상희 씨(47)는 “캐나다에서 아이들이랑 항상 ‘웃찾사’를 챙겨봤다”며 “현지에서도 인기가 많다. 확 바뀐 ‘웃찾사’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웃찾사 레전드’의 개편에는 2005년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던 ‘황금기’를 되찾겠다는 각오가 녹아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2일 첫 방송된 ‘웃찾사-레전드 매치’는 전국기준 2.9%를 기록, 지난 15일 개편 전 마지막 ‘웃찾사’의 2.1%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6.8%를 기록했던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라디오스타’에 비하면 아직 저조하지만, 수요 예능 가운데 유일하게 전주 대비 시청률 상승을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개그맨들의 라인업 또한 화려해졌다. 2000년대 중반 ‘컬투패밀리’로 ‘웃찾사’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정찬우를 MC로 투입했다. 또 KBS ‘개콘’ 출신 김원효와 김재욱을 영입했고, ‘만사마’ 정만호가 7년 만에 컴백해 ‘만호 형님’ 코너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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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윤형빈은 무대에 직접 오르진 않지만, ‘윤형빈 소극장’ 내에서 실전 무대 경험을 쌓은 후배인 김주연과 김민호를 출격시켰다. 김주연은 tvN ‘코리아 갓 탤런트’(2012)에 출연해 3위를 차지했던 개그 듀오 ‘IUV’ 멤버이기도 하다. 이 둘은 김재욱과 콤비를 이뤄 ‘정색 개그’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23일 서울 강천구 양천로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열린 ‘웃찾사-레전드매치’ 녹화 현장에서 MC 정찬우가 대기실에서 녹화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개그맨 황현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23일 서울 강천구 양천로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열린 ‘웃찾사-레전드매치’ 녹화 현장에서 MC 정찬우가 대기실에서 녹화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개그맨 황현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무대 위만큼 치열한 무대 뒤 준비 과정 등 개그맨들의 뒷이야기도 코너 사이사이에 담는 등의 변화도 꾀했다. ‘아가씨를 지켜라’가 첫 코너로 등장해 1위를 차지했지만 다른 코너들에 순위가 밀리며 황현희가 담담한 척 하는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안철호 PD는 “녹화 전날 베테랑 개그맨들도 새벽 세시까지 개그를 짰다고 들었다”며 “아무리 이름이 알려져 있더라도 웃기지 못하면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고, NG 한 번에 코너 자체가 폐지될 수도 있다. 이렇게 사생결단의 각오로 대결에 임하고 있는 만큼, ‘웃찾사-레전드’는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녹화분은 29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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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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