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 이준호가 남들보다 힘든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속마음을 고백하며 극의 몰입을 높였다.
지난 2일 방송된 ‘김과장’ 12회에서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았던 서율(이준호)이 윤하경(남상미)에게 자신의 속내를 덤덤히 내비치는 모습이 담겼다. 서율은 TQ택배 구조조정과 관련, 이사님처럼 페어플레이 하겠다며 군산식으로 접근한 김성룡에게 역전패 당했던 상태. 여기에 김성룡이 경리부를 다시 합쳐달라고 박현도(박영규)회장에게 요구하면서 경리부까지 다시 원상복귀 되자 분노했다.
홀로 술을 마시러 간 서율은 “정확히 표현하면 양아치처럼이 아니라, 이사님처럼 일한 건데요. 군산에서도 이 정도는 안 했어요. 이사님이 더 세죠”라는 김성룡의 발언을 생각하고는 알 수 없는 자괴감에 힘없이 웃었다.
이후 서율은 TQ리테일을 서율에게 뺏겨 앙심을 품은 조민영(서정연)의 사주로 괴한에게 공격을 받았고, 심한 몸싸움을 벌이게 됐던 상황. 이때 윤하경과 오광숙(임화영)이 우연히 지나가다 서율과 괴한의 육탄전을 목격했고, 윤하경은 짱돌을 하나 집어 와인드업 투구폼으로 괴한을 향해 힘껏 던졌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괴한이 이를 피하면서, 짱돌은 서율의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했다.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서율은 윤하경과 앉아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윤하경은 자신 때문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앞으로 오늘 같은 일 안 생기게 누구랑 같이 술을 마시라고 권유했다. 이에 서율은 “누가 나 까면 좋잖아요?”라고 비아냥거렸던 터. 순간 윤하경은 왜 그렇게 힘들게 살려고 하냐며 왜 적을 만들고 당하면서 사는 게 당연하다 생각 하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서율은 “그게 내 세상이니까요. 사는 공간이 같다고 사는 방식까지 같은 건 아니죠”라며 명료하게 답했다.
이에 윤하경은 “이사님 많이 가지셨잖아요. 조금 내려놓는다고 사는 데 지장 있으신 거 아니잖아요”라고 서율에 대한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잠시 말이 없던 서율은 “그런 기분 모르죠? 남들보다 한 발짝, 딱 한 발짝만 앞서 나가자. 그런데 그게 두 발짝, 열 발짝이 되고. 결국 혼자서 너무 많이 앞서 나와 있는 그런 기분. 정신 차리고 보니까 더 이상 멈출 수 없게 됐더라구요”라며 “앞으로도 난 윤대리가 싫어하는 행동을 많이 하게 될 거예요. 그땐 그냥, 설 수 없는 걸음을 걷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해해 줘요”라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그 걸음 빨리 멈추시길 바란다는 윤하경의 말을 모른척하며 서율은 일어나 자리를 떴다. “기업인이 법을 알고 컨트롤 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의 재력은 엄청난 권력이 돼. 누구도 허물지 못하는 권력”이라는 서율의 말처럼 빠지면 빠질수록 헤어 나올 수 없는 권력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서율의 모습이 안타까운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밉지 않은 매력으로 안방극장의 여심을 사로잡았던 이준호는 이날 눈빛에 처연함을 담아내며 안타까움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