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첫 방송된 KBS2 ‘루키’는 종합격투기 데뷔 전을 앞둔 19세 소녀 임소희부터 5성급 호텔에서 정직원 면접을 코앞에 둔 9개월 차 인턴 셰프 정근영, 화려한 태권여제의 삶을 뒤로하고 제2의 삶을 택한 여경 임수정까지 새로운 환경과 조직 생활에 뛰어든 세 루키의 현실을 아주 리얼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청소년 대표로 활약한 우슈 소녀 임소희는 실업팀에 들어가 돈을 벌며 운동할 수 없는 여자 선수의 한계에 가로막혔다. 이에 종합격투기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청주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체육관에 입성했다. 하지만 그는 낯선 곳에서 만난 수준급 실력의 선수들 앞에서 기가 눌렸다. 마음처럼 따라오지 않는 몸 상태에 눈물을 흘리는 임소희의 모습은 도전하기도 전에 현실에 짓눌린 청춘들을 대변하는 듯해 보는 이들까지 마음 아프게 했다.
임소희와 마찬가지로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 인턴 셰프 정근영은 두 달 뒤 정직원 채용 면접이라는 또 하나의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주방의 막내로 그릇 챙기기부터 재료 채워 놓기, 재고 파악 및 정리 등 선배들을 위해 뒷일을 온통 도맡아 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았던 것. 스피드와 센스를 요하는 주방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실수를 연발하는 그는 보는 이들을 탄식케 하며 모든 사회 초년생들의 안타까움과 깊은 공감을 유발했다.
또한 화려한 태권여제로의 삶을 뒤로하고 여경을 택한 임수정은 모든 게 새로운 첫 출근 날 하나부터 열까지 긴장되는 와중에 바쁜 선배들 틈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어색함에 사로잡혔다. 이는 모든 직장인들의 첫 출근 날을 보여주는 듯 생생해 웃음과 짠함을 동시에 자아냈다. 특히 임수정의 하루는 스펙터클하고 위험천만한 돌발 상황이 계속돼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는 반응.
무엇보다 ‘루키’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이라는 바늘구멍에 통과한 뒤 더 작은 바늘구멍인 ‘살아남기’를 리얼하게 담아냈기 때문. 새로 시작했다는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현실의 큰 벽에 부딪치는 사회 초보의 모습들은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고 이를 솔직하게 담아낸 한 시간에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 청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윤시윤의 진솔한 내레이션이 더해져 그 시너지는 배가 됐다. 세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이입한 윤시윤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는 안방극장의 몰입도를 선사한 것.
윤시윤의 내레이션과 함께 신입들의 생생하고도 처절한 사회 도전기를 그려내는 ‘루키’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