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진(황정음)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비를 맞고 괴로워하는 지성준(박서준)을 위로하지만, 성준은 끝내 혜진을 알아보지 못한다. 혜진은 대리기사를 불러 성준을 집에 보내고, 회사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하게 군다. 그런데 성준은 아프고 혼란스러운 속에서 점점 ‘관리’ 혜진을 챙기게 된다. 민하리(고준희)는 성준을 잡기로 마음먹고, 버린 신발을 되찾아온다.
리뷰
비 오는 교통사고 현장에서 헤매던 성준은, 혜진을 보면서도 끝내 알아보지 못한다. “제발 그냥 가달라”는 말이 이토록 매정한 것이었을 줄이야. 혜진은 대리기사를 불러 성준을 무사히 귀가시킨 것으로도 위안을 삼는다. 역시 김혜진이다. 씩씩하고 의연하다. 그러나 성준은 눈앞의 느낌을 무시함으로써, 기억을 놓쳐버리고 만다. 혜진은 다시, 의문부호로 혹은 말줄임표나 괄호 안의 문장으로 남고 만다. 물론 그렇게 빨리 진짜 혜진을 알아볼 리 없다고 예상은 했으나 서운할 정도로 그는 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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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친구는 성준의 첫사랑 찾기를 일종의 ‘자이가르닉 효과’라며 끝마치지 못한 일이 마음 속에 계속 떠오르는 것으로 설명한다. 과연 그럴까. 성준은 지금 완성하지 못한 ‘마지막 퍼즐 조각’에 대한 집착으로 혜진을 기다리는 것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진지하고 아니라고 하기엔 심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성준에게 혜진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의미가 채워지려면 현재가 과거를 뛰어넘고도 남을 만큼 풍성해져야 하는 것일까. 친구의 처방은 ‘과거에서 벗어나 현실에 충실하라’지만, 그건 성준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성준은 언제나 열심히 현재를 살고 있으나, 어쩐지 자꾸만 뭔가에 발이 걸린다.
신혁(시원)은 왜 자꾸 부편집장과 친해지려는 것일까. 신혁은 현재 유일하게 성준에게 아무렇게나 구는 사람이다. 들이대고 마구 영역을 침범하고, 심지어 ‘밤을 보낸 사이’임을 내세워 친밀함을 강요(?)한다. 현재로서는 신혁의 장난기와 넉살로만 보이긴 하지만, 둘이 서 있는 모습이 잘 어울리긴 한다. 잡지 ‘모스트’의 미래와 운명을 위해서도 신혁이 성준과 친해지는 건 필연적인 일일 수 있다. 지금으로선 혜진을 위해 신혁이 오버를 하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김신혁이 누군가와 친밀해지는 방식, 일단 부딪치고 덤비는 이 방식이 요즘은 드문 것이라 새삼 눈길을 끈다. 누군가 자기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생각 따윈 안하는 듯한 이 남자, 현재로서는 그의 활약이 재미있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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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포인트
-황석정 편집장님, 혜진이 만일 예뻐진다면 편집장님의 지적 덕택일까요. 모스트스럽고 느낌 있게!
-마감을 코앞에 둔 잡지사 풍경, 혜진의 머리만큼이나 폭탄이네요.
-웃는 얼굴의 양파, 감기에 정말 특효일 듯싶네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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