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열은 양선이 알려준 대로 사찰을 찾았고 그 곳에서 윤이 자신의 벗에게 준 필갑 반쪽과 ‘정현세자비망록’을 찾게 됐다. 이 서책에는 정현세자(이현우)가 성열에게 남긴 글이 담겨 있었다. 정현세자가 남긴 이 비망록에는 최영규, 정춘수, 이방호, 정금옥, 이효연, 서양희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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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성열은 “뭔가 이상하다. 세자 저하께서 이토록 명확하지 않은 단서를 남겨 놓으셨을 리 없다”고 말하며 뒷장을 넘겼고, 종이가 두 겹으로 돼 있는 것을 보고 이를 찢었다. 그리고 그토록 원하던 단서 세 가지 ‘모계’, ‘왕재의 의지’, ‘수호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성열은 과거 자신을 문 수호귀(양익준)의 말을 되새겼다.
당시 수호귀는 “귀를 불러들인 것이 인간이듯 귀를 몰아내는 것도 인간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거지. 왕좌에 눈이 멀어 귀에게 조복한 임금에게는 내 도울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전 그 규율을 어긴 흡혈귀를 처단하기 위해 존재하는 수호귀 입니다”라며 “내 힘을 받아 귀에게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흡혈귀가 될 것이야”라고 말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이에 성열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세손과 내가 귀를 없앨 비책 중 하나”라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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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열은 ‘정현세자비망록’을 찾았고, 윤과 자신이 비책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윤이 쉽게 자신과 힘을 합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윤은 할아버지 현조(이순재)에게 음란서생임을 들켰고 현조의 뜻에 따라 소론과 손을 잡은 척, 음란서생이 죽고 자신의 벗 노학영(여의주)까지 모른 채 하며 귀를 속이려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성열은 직접 윤을 찾아 아직도 예전과 같은 뜻을 품고 있는지 확인하려 했고, 이에 호진은 “세손이 귀에게 조복한 것이면 어찌합니까. 괜히 나리가 ‘정현세자비망록’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귀에게 알려지게 되는 것이면요”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성열의 마음은 굳건했다. 성열은 “그래도 확인해야 된다. 세손이 아직도 귀를 없앨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세손도 귀를 없앨 비책 중 하나이니 말이다”라며 세손을 만날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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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윤은 “나를 찾아와 이 비망록을 보여주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성열은 “세손 저하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함 입니다. ‘모계’, ‘수호귀’, ‘왕재의 의지’가 바로 비책입니다. 귀를 없앨 의지가 있으시다면 화양각으로 오십시오. 그 때 이 비망록을 드리겠습니다”라며 사라졌다.
이와 함께 ‘모계’에 관련된 단서가 등장했다. 귀는 혜령과의 대화 속에서 “너를 보고 있으니 한 여인이 떠오르는구나”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것. 귀는 “좋아했었지. 사람과 연정을 나눴던 건 처음이었다. 내가 죽여버렸다. 내 허락도 없이 나의 아이를 낳았거든. 흡혈귀와 사람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가 흡혈귀를 죽인다는 이야기가 있거든. 200년도 더 지난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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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MBC ‘밤을 걷는 선비’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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