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소나무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또 걸스힙합이다. 섹시 콘셉트가 흥행보증수표로 자리 잡고, 청순 콘셉트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가요계에서, 소나무는 또다시 걸스힙합을 들고 컴백했다. 여기엔 “우리만의 길을 가고 싶다”는 멤버들의 뚝심이 담겼고, 그 아래엔 “우리만의 길을 만들어내겠다”는 자신감이 숨어 있었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일일까. 소나무는 데뷔 활동을 자평하며 25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매겼다. 겸손함의 표현으로 여기려 해도, 25점은 너무나 인색한 성적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려던 찰나,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이 더 많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제 겨우 데뷔 6개월 차. 멤버들의 ‘포텐’을 보여주기에는 틀림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을 테다. 앞으로 소나무가 채워나갈 75점에는 어떤 모습이 담겨 있을까? (멤버 의진은 ‘언제나 칸타레2′ 촬영 문제로 함께 하지 못했다)

Q. 먼저 새 앨범 소개를 부탁한다.
수민 : 여섯 곡이 들어가 있는 미니앨범이다. 타이틀곡 ‘쿠션’은 힙합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과 록 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수록곡에는 발라드, 팝 적인 음악도 있다. 또 디애나와 뉴썬이 수록곡 중 두곡의 랩 메이킹에 참여했다. 음악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디애나는 앨범 작업에 참여해보니 어땠나?
디애나 :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일단 무척 감사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잘 써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상영시간 무한대’ 같은 경우는 남녀가 썸을 탈 때의 알콩달콩하고 설레는 감정을 노래하는 곡이고 ‘깊어’는 말 그대로 감정이 깊어졌을 때를 표현한 곡이다. 많이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라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뉴썬은 지난 번 활동 때도 자작 랩을 선보였다. 전부터 준비를 계속 했던 건가?
뉴썬 :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작사를 해왔다. 작년에는 시크릿 선배님들 앨범 수록곡 중 한 곡을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사실 처음에는 ‘한 번 (작업을)해봤으니 쉽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다 보니까 우리 앨범이라서 그런지 신경이 더 쓰였다.

Q. 두 사람 외에도 작사나 작곡을 준비하고 있는 멤버가 있나?
뉴썬 : 하이디 언니가 피아노를 되게 잘 친다. 멜로디를 만드는 데에도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본인이 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수민 : 나도 예전부터 작사에 욕심이 있었다. 아직까지는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연습하는 정도고 나중에 준비가 되면 한 번 보여드리고 싶다.

Q. 이번 앨범에서 멤버 별로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는다면?
수민 : ‘쿠션’이 가장 좋다. 한 번 들으면 중독되는 멜로디!
민재 : 나는 ‘상영시간 무한대’가 가장 좋다. 가사가 연인과 영화를 보러 간 상황에서 영화보다는 연인을 더 보고 싶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만났던 남자친구가 영화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나는 영화만 보는 게 싫었다. 그래서 이 노래에 공감이 많이 간다. 멜로디도 대중적이고 감미롭다.
디애나 : ‘깊어’라는 곡에 애착이 간다. 멜로디는 굉장히 우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노래 속의 여자가 정말로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랩에 참여를 하기도 했고…(웃음)
나현 : ‘빙그르르’. 딱 들으면 신나는 멜로디에, 가사도 ‘다 같이 놀자. 파티하자’는 내용이다. 기분이 안 좋을 때 들으면 미소가 지어지는 곡이다.
하이디 : ‘다 거짓말’이라는 곡을 좋아한다. 첫 번째 앨범에서도 보지 못했던 장르다. 처음에는 발라드 식으로 마이너 멜로디에서 시작하는데 갑자기 비트가 바뀌면서 신나는 음악이 된다. 헤어진 남자에게 미련이 없어진 뒤에 ‘손대지마. 떠나줄래?’라고 말하는 가사다. 구(舊) 남친이 접근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다.
뉴썬 : 나도 ‘상영시간 무한대’. 처음부터 작업을 같이 한 곡이라 더 애착이 간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민재 뉴썬 디애나
(왼쪽부터 시계방향) 민재 뉴썬 디애나
Q. 앨범 소개를 보면, ‘퓨처스쿨’ 콘셉트라는 설명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뉴썬 : ‘올드스쿨’이라는 힙합 장르가 있다. 그걸 변형시켜서 만든 용어인데,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음악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Q. 미래지향적이라는 건 악기 구성이나 사운드 적인 측면에 관한 얘기인가?
하이디 : 이번 앨범이 힙합을 기반으로 하지만 일렉트로닉이나 록 적인 느낌이 들어가서 펑키한 느낌으로 나왔다. 스타일링에도 가죽이 들어가서 ‘미래에서 온 소녀들’ 같은 느낌을 준다.
민재 : 세련된 음악이 만들어진 것 같다.
수민 : 신선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이다.

Q.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도 달라진 게 있나?
민재 : 저번 안무는 더 파워풀하기도 했고 남자들이 추는 힙합의 느낌이 강했다. 반면에 이번에는 좀 더 여성스러운 춤이 많다. 포인트 안무도 매트릭스 춤, 쿠션 춤, 피리 춤 등 세 개나 된다. 저번 안무보다 소화하기도 좀 더 쉬워졌다.

Q. 저번 앨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타이틀곡 ‘데자뷰’와 후속곡 ‘가는거야’는 콘셉트가 상당히 달랐다.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테고 재밌었던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수민 : ‘데자뷰’는 아무래도 안무가 격렬하다 보니 라이브와 함께 소화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가 연습을 가장 많이 한 곡이기도 하다. ‘가는거야’의 경우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이 많아서 발목이나 허벅지가 아프더라. (Q. 나이가 이렇게 어린데, 벌써?)하하. 그래도 곡 분위기가 밝고 희망차서, 우리도 함께 힘을 내서 재밌게 할 수 있었다.

Q. ‘데자뷰’ 때 쌓은 무대 경험 덕분에, ‘가는거야’ 활동에서는 좀 더 발전된 부분도 있었겠다.
민재 : ‘데자뷰’는 무게감 있는 콘셉트여서 표정도 어둡고 눈빛도 세게 했다. 그런데 ‘가는거야’에서는 우리 나이 대에 맞는 발랄한 소녀스러운 콘셉트를 보여드렸다. 그러다보니 표정도 더 자연스러워지고 무대에서도 더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수민 : 카메라를 보는 것도, ‘데자뷰’ 때는 안무도 같이 하느라 급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가는거야’에서는 카메라 워킹도 좀 더 알게 되고 한결 여유로워졌다.
나현 : 예를 들어 2번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면, ‘데자뷰’ 때는 2번 카메라만 쳐다봤다. 그런데 이제는 내 앞에 있는 카메라를 본다. 그러면 나중에 불이 들어오더라고.

Q. 데뷔 활동에 점수를 준다면?
하이디 : 우리가 아직 성장해야할 부분이 한참 많다. 그래서 아직까진 100점 만점에 25점 정도? 이번 앨범에서는 저번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이번 활동 목표 점수는 몇 점인가?
나현 : 60점!
민재 :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의진 나현 하이디 수민
(왼쪽부터 시계방향) 의진 나현 하이디 수민
Q. 데뷔 당시, 각자를 소개하는 수식어가 인상적이었다. 사랑스러운 리더 수민, 감미로운 보컬 민재, 반전래퍼 디애나, 블랙홀 매력 나현, 하양과 눈웃음을 맡은 의진, 알프스 고음 하이디, 핫한 막내 래퍼 뉴썬. 혹시 지난번 활동을 통해 얻게 된 새로운 별명이 있나?
뉴썬 : 아티스트라는 단어와 내 이름 뉴썬을 합쳐서 만든 ‘뉴티스트’라는 별명이 멋진 것 같다.
수민 : 팬 분들이 ‘개구리더’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다. 내가 개구리를 닮았거든. 귀여운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
하이디 : 팬 분들이 내가 활동 중에 애드립했던 걸 다 모아서 영상을 만들어주시면서 ‘사이다 고음’이라고 불러주시더라. 감사했다.
민재 : 나 같은 경우는 SNS를 통해 ‘허니버터 천만 개 먹은 목소리다’는 말을 들었다. 허니버터가 요즘 굉장히 인기 있고 나도 허니버터 과자를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허니버터 목소리’라는 수식어가 살짝 탐나기도 했는데, 앞으로 오래 가려면 ‘감미로운 보컬’이 더 좋을 것 같다.

Q. 지난 번 활동 영상을 보니, 멤버들이 독특한 개인기를 보여주더라. 특히 수민의 키조개 묘사가 정말 인상 깊었다. 혹시 새로 개발한 개인기도 있나?
수민 : 정말 최근에 최민수 선배님의 성대모사를 준비했다. 나중에 보여드릴 수 있으면 보여드리고 싶은데,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다.
민재 : 내가 들어봤다. 처음 한마디는 비슷하고 나머지는 애매하다. 나 같은 경우는 만화 ‘도라에몽’에 나오는 ‘퉁순이’라는 캐릭터를 준비했는데 반응이 괜찮더라.
하이디 : 의진이와 나는 ‘꿀잼라디오’에서 각각 도라에몽과 진구를 맡아서 보여드렸다. 생각보다 팬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나중에 방송에서도 보여드리고 싶다.

Q. 혹시 출연하고 싶은 예능프로그램도 있나?
수민 : 나는 KBS2 ‘해피투게더’에 나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유느님(유재석)의 엄청난 팬이기도 하고 그 프로그램에 ‘야간매점’이라는 코너가 있지 않나. 내가 창작 요리를 좋아해서, ‘야간매점’ 코너를 통해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
민재 : MBC ‘복면가왕’에 꼭 나가고 싶다. 파일럿 때부터 관심이 정말 많았다. 가면을 쓰고 노래실력만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게 소름이 끼치더라. 틈날 때마다 챙겨본다. 정말 나가고 싶어서 살짝 말씀드렸더니, 아주 나중에 나가라고 하셨다. 가서 부를 노래도 많이 생각해 놨다. (Q. 어떤 곡을 준비했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 ‘그대네요’(아이유&성시경)나 ‘우리 정말 사랑했어요’(나비&케이윌), ‘우리 참 좋았는데(성시경&박정현)’ 등 엄청 많다. 심지어 가면 별명까지 준비했다.
디애나 : tvN ‘꽃보다 할배’에 나가면 재밌을 것 같다.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보면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지 않나. 그런 얘기도 듣고 싶다. (Q.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저번에 그리스 편을 보니 너무 예쁘더라. 어디든 꼭 가고 싶다.
나현 : SBS ‘정글의 법칙’. 꼭 가고 싶다. 내가 활동적이어서, 가면 활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피해 안 끼치고 잡으라는 것도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이디 : 나는 연습생전부터 이광수 선배님의 열렬한 팬이었다. SBS ‘런닝맨’에 출연해서 같은 팀이 되면 게임이란 게임은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내 이상형이 키 크고 마르고 얼굴 하얀 남자다. (Q. 딱 슬리피인데?) 하하. 내 이상형을 말하면 항상 똑같은 반응이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은 이광수 선배님이다.
뉴썬 : Mnet ‘언프리티랩스타’. 배울 점도 많을 것 같고, 한번 쯤 도전해보고 싶다.

소나무
소나무
Q.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여자친구나 러블리즈는 청순한 콘셉트를 추구했고 결과도 괜찮았다. 그런데 소나무는 이번에도 걸스힙합을 고집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수민 :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가고 싶다. 다른 분들도 ‘청순한 콘셉트를 하면 금방 올라갈 수 있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그렇지만 우리는 잠깐 동안 반짝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아티스트로서 활동하고 싶다. 나중에는 ‘걸스힙합=소나무’가 될 수 있게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민재 : 이런 장르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지 않나. 우리만의 장르를 성공시켜서 나중에는 우리 같은 그룹도 나왔으면 좋겠다.

Q. 또 특이한 점이 소나무는 래퍼도 두 명이고 리드보컬도 두 명이다. 파트 분배할 때 서로 욕심이 날 법도 한데?
수민 : 멤버들마다 좀 더 잘 맞는 구간이 있는 것 같다. 노래가 나오면 멤버들이 일단 전체적으로 다 불러본다. 그 때 ‘이 파트는 누구의 목소리가 더 잘 어울리고 매력 있게 하는구나’에 따라 파트를 나눈다.

Q. 힙합이라는 장르적 특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살리는 것도 어렵겠다.
수민 : 일단 소나무라는 그룹명 자체가 대중 분들에게 굉장히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것 같다. 댓글들을 보면 놀림거리 식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 너희는 초심 잃지 말고 소나무처럼 가라’는 분들도 계시다. 그 분들 말씀처럼 우리가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될 것 같다. 콘셉트에 있어서도 ‘데자뷰’가 좀 무거운 느낌이 났다면, 이번에는 발랄하면서도 색감을 얹어서 대중 분들과 더 교류할 수 있을 것 같다.

Q. 앞으로 팬들에게 어떤 음악을 하는 팀으로 남고 싶나?
일동 : 소나무만의 색깔로 인정받고 싶다. 우리가 어떤 노래를 해도 ‘아, 이건 소나무의 노래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Q. 이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될 텐데,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수민 : 나 자신을 믿자. 파이팅!
민재 : 민재야. 여태까지 해온 걸 잊지말고, 초심을 지키며 열심히 꿋꿋이 하자. 소나무 같은 소나무가 되자. 사랑한다.
디애나 : 자만하지 말고 항상 발전하는 사람이 되자.
나현 : 나현아,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 그만 징징대고 좀 더 힘을 내야할 것 같아. 멤버들을 더 사랑하고 나를 더 아끼자. 파이팅!
하이디 : 하이디야, 아무리 힘든 일이 많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쭉쭉 가면 엄청나게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뉴썬 : 세상의 주인공은 너니까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소나무,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인터뷰②) 보러가기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T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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