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7월 8일, 경북 포항의 어느 지방도로 옆 갈대숲, 살구를 따러 온 황씨부부는 끔찍한 현장을 마주했다. 살구나무 아래에서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오른쪽 다리 하나를 발견한 것이다. 대규모 수색작업으로 오른쪽 팔을 찾았고, 이후 왼쪽 팔과 왼쪽 다리가 차례로 발견됐다. 무더위 속에서, 부패된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야생 쥐 같은 소동물에 의해 살점의 일부는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부검결과 사체는 예리한 톱날에 의해 사지가 절단되어 있었고, 오른손은 손가락마저 모두 절단돼, 신원파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신의 얼굴과 몸통을 찾지 못하면서, 얼굴 없는 한 여인의 죽음에 포항 일대가 술렁였다.
잔혹한 범행 수법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이코패스의 소행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토록, 참혹한 최후를 맞은, 여인은 누구인걸까?
“뉴스를 보니까 포항시내에서 뭐 토막, 그 사체사건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혹시 몇일 전 봤던 그게 아닐까하고 열어봤더니……” (목격자, 소씨 인터뷰)
시신 일부가 발견된 지 2주 후, 최초 발견 지점에서 1.2km 떨어진 음료창고 부근에서 시신의 나머지 부분이 발견되면서, 수사는 활기를 되찾는 듯 했다. 발견된 시신은 부패가 심각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수는 없지만, 설골이 골절된 것으로 보아 강한 힘이 목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다.

2008년 경찰은 시신이 훼손된 정황을 토대로 원한이나 치정관계를 범행동기로 보고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차씨가 사라지던 날, 그녀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데 취재를 진행하던 중, 제작진은 현씨의 실종과 사체 발견 사이에 조용히 진행됐을, 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야기는 당시 경찰 수사를 통해서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어떤 공간’에서 있었던 ‘은밀한 작업’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때 말씀하시지 하면서 안 그래도 경찰들한테 얘기해주지 그랬었거든요. 근데 시간이 좀 지났다 보니까……” (차씨(가명)가 살던 동네주민의 인터뷰 중)
동네 주민이 사사로운 듯 들려준 이야기는, 다름 아닌 경찰 수사당시 이 사건의 ‘직접 증거’가 발견되지 못했던 이유에 관한 것이었다. 제작진은 차씨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그 날부터 시신이 발견된 날 사이, 그 ‘27일 간의 비밀’을 풀어보기로 했다.
사건 이후 7년,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시신이 유기됐던 장소로부터 범죄 심리학자, 법의학자들과 함께 범인의 모습을 그려보기로 했다. 제작진이 만난 범죄 심리학자들은 시신을 훼손하는 행위가 오히려 범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설명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차씨를 살해한 범인은 완전한 증거인멸을 노린 사이코패스인가, 아니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의외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이번 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 진실을 추적해 본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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