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도착하니 싸이와 윤도현이 병실에서 막 나오고 있었다. 싸이는 그 어느 때보다 단정한 모습이었다. 둘 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열정적인 모습은 온대간대 없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존경하는 선배의 쾌유를 바라는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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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를 위해 중환자실로 향했다. 무대에서, 라디오에서 인터뷰에서, 사석에서 늘 당당하던 모습만 보다가 병실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려니 덜컥 겁이 났다. 먼저 면회를 마치고 온 한 지인은 “작업실에서 일에 몰두할 때보다 오히려 혈색은 좋다.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병실에 들어가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신해철의 상태를 확인해야 했다.
신해철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눈을 감고 있지만 숨을 쉬고 있었다. 얼굴빛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마치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았고, 흔들어 깨우면 눈을 뜨고 말을 할 것만 같았다. 함께 면회실에 들어간 한 지인은 신해철의 손을 꽉 잡았다. 중환자실 앞에 모인 이들은 다 같이 신해철의 쾌유를 빌고 있었다. 간혹 우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누구도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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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갑자기 신해철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기사가 떴다. 믿을 수 없었다. 두려움을 안고 신해철 측에 전화를 걸었다. 돌아온 대답은 “저번 주에 직접 보고 가신 상태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순간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관계자는 “여전히 의식이 돌아오고 있지는 않지만 뇌사 상태는 아니다. 갑자기 기사를 보고 우리도 놀란 상태”라며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쾌유를 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일이 되면 의식 불명 상태가 된지 일주일째가 된다. 그의 상태에 대해 이런저런 괴소문들이 돌고 있지만 제대로 확인된 바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그가 의식을 되찾고 자리에서 일어나길 기도하는 것이다. 그는 곧 깨어날 것이다. 그래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으며 날카로운 농담을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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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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