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프로그램의 정체성 상실이다. '파이널 테이블'은 최고의 한국인 셰프를 가리는 서바이벌을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요리 드라마 특유의 전문적인 서사와 디테일한 조리 과정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안방극장에서 흥행한 tvN '폭군의 셰프'의 경우, 과거로 타임슬립한 현대 셰프가 수라간이라는 공간에서 벌이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기발한 레시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명확한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무대 세트 연출 역시 겉핥기에 불과하다. 웅장한 서바이벌 세트장과 심사위원석 등 예능적인 시각 요소를 드라마로 차용해 흥미를 돋울 여지가 충분했음에도, 단지 배경으로만 소모되며 긴장감을 불어넣지 못했다.
톤앤매너의 부조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거대 악 평연그룹을 향한 복수극과 라이벌 셰프 차우진(장률 분)과의 날 선 대립이라는 무거운 메인 서사 위에, 뜬금없는 B급 콩트와 코믹 신이 불쑥 끼어들며 몰입도를 깨뜨린다. 여기에 여주인공 최송이(홍화연 분)와의 로맨스까지 겉돌고 있다. 복수극을 보려 하면 뜬금없이 코믹이 튀어나오고, 요리를 기대하면 엉성한 멜로가 끼어드는 형국이다.
반면 경쟁작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닥터X'의 독주에 더해 tvN '100일의 거짓말'이 9%대까지 오르며 시청층을 지키고 있고, MBC 금토드라마 '라이어'까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러 장르가 겉돌며 미완성 레시피를 선보인 '파이널 테이블'이 반등을 꾀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 요리와 서바이벌 본연의 재미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복수극과 로맨스 서사를 밀고 나갈 것인지 명확한 방향성을 정하는 일이 남은 레이스의 과제로 남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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