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지점은 계수정의 능력을 부각하는 방식이다. 극 중 병원에는 다양한 의료진이 등장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인물은 대부분 계수정이다. 다른 의사들은 수술 경험이 부족하거나 오랫동안 수술을 집도하지 않아 실전 감각이 떨어진 인물로 묘사된다. 술을 마신 채 수술실에 들어오는 의사까지 등장한다. 계수정의 뛰어난 실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그 과정에서 주변 의료진의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그려지는 모습이다.
물론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계수정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모습은 작품의 주요한 재미 요소다. 특히 기존 의료 체계나 병원 내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환자를 살리는 모습은 통쾌함을 안긴다. 다만 비슷한 문제 해결 방식이 거듭되면서 전개가 다소 예측 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새로운 환자가 등장하고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해도 계수정의 활약으로 상황이 마무리되는 흐름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계수정의 능력이 돋보일수록 그에 맞서는 인물들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주인공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비슷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과 충돌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더해질 때 캐릭터의 매력도 한층 살아날 수 있다.
의료 드라마의 재미는 천재 의사 한 명의 활약에만 있지 않다. 다양한 의료진이 각자의 신념과 판단을 바탕으로 갈등하고 협력하는 과정 역시 중요한 관전 요소다. '닥터X'가 계수정의 독보적인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주변 인물들에게 보다 입체적인 역할을 부여한다면, 반복되는 천재 의사 공식에서 벗어나 한층 풍성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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