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물 '나인 투 식스'와 '굿 파트너2'가 시청자들을 찾는다. / 사진제공=SBS
오피스물 '나인 투 식스'와 '굿 파트너2'가 시청자들을 찾는다. / 사진제공=SBS
퇴근만을 기다리는 직장인들이 정작 퇴근 후에는 회사 이야기를 찾아본다. 현실에서는 벗어나고 싶은 직장이 드라마와 예능에서는 즐겨 찾는 소재가 된 것이다. 직장인의 일상과 조직 생활을 다룬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오피스물이 방송가의 인기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
퇴근 후 출근 도장 또 찍는다…K직장인들 홀린 마성의 오피스물 [TEN스타필드]
다음 달 25일 첫 방송되는 SBS '나인 투 식스'는 일에만 몰두하던 직장인들이 서로를 만나 사랑을 알아가는 오피스 로맨스다. 박민영은 업무에는 빈틈없지만 사랑에는 서툰 법무팀 차장 강이지 역을 맡아 육성재, 고수와 호흡을 맞춘다. 장나라 주연의 SBS '굿파트너2' 역시 변호사들의 업무와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직장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신작들이 연이어 시청자를 찾는다.

앞서 4주 연속 티빙 주말 구독 기여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역시 색다른 설정을 앞세운 오피스물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직장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었다. 돈 걱정이 사라진 뒤에도 출근을 선택한 주인공을 통해 일과 동료의 의미를 되짚었다.

예능에서도 직장인의 일상이 통했다. 현재 공개 중인 쿠팡플레이 예능 '직장인들 시즌3'는 가상의 광고회사 DY기획을 배경으로 조직 생활의 부조리를 코미디로 풀어낸다. 앞서 시즌2는 공개 첫 주 대비 시청량이 1023% 증가했고 유튜브 클립 누적 조회수 5000만 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성과에 시즌3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상황을 과장된 대사와 행동이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포인트다.
'직장인들 시즌3'가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얻고 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직장인들 시즌3'가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얻고 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오피스물의 인기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과거 tvN '미생'은 계약직 사원 장그래(임시완 분)의 고군분투를 통해 직장인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오피스물 열풍을 이끌었다. KBS2 '김과장'은 회사 내부의 비리와 부조리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사랑받았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작품들에서도 확인됐다.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는 첫 회 2.9%에서 최종회 7.6%까지 시청률이 상승했고, tvN '태풍상사' 역시 최고 시청률 10%를 넘겼다. 시대와 작품에 따라 생존과 퇴직, 성장 등 주요 화두는 달랐지만 직장인의 삶을 중심에 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오피스물 '미생'과 '김부장 이야기'. / 사진제공=tvN, JTBC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오피스물 '미생'과 '김부장 이야기'. / 사진제공=tvN, JTBC
오피스물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폭넓은 공감대에 있다.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동료와 경쟁하고 퇴사를 고민하는 상황은 많은 직장인에게 익숙한 경험이다. 별도의 설명 없이도 인물의 처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다는 점이 오피스물의 강점이다.

현실과는 또 다른 극적 상황을 더해 대리만족도 제공한다. '미생'과 '김 부장 이야기'가 직장인의 현실적인 고충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면,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경제적 자유라는 판타지를, '직장인들'은 조직 생활에 대한 통쾌한 풍자를 앞세웠다. '나인 투 식스'처럼 직장을 로맨스의 무대로 활용해 설렘을 안기기도 한다.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작품마다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재미와 정서는 서로 다른 셈이다.

현실에서는 퇴근을 기다리지만 오피스물에는 기꺼이 시간을 내는 시청자들. 매일 반복되는 회사 생활도 화면 안에서는 공감과 웃음, 설렘을 주는 이야기가 된다. 출근은 싫어도 오피스물만큼은 놓칠 수 없는 K직장인들의 퇴근 후가 바빠지는 이유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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