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예능 '술래게임'
디즈니+ 예능 '술래게임'
디즈니+ 예능 '술래게임'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재미가 붙는다. 1화에서는 출연진이 뛰고 쫓고 숨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고, 2~3화에서는 지나치게 복잡한 규칙이 몰입을 방해했다. 4화에 이르러서야 게임의 룰은 단순해지고 출연진 사이의 관계와 전략이 보이기 시작했다.

'술래게임'은 12명의 플레이어가 24시간 동안 4개의 게임을 펼치며 최후의 1인을 가리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피의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현정완 PD의 신작으로 경수진, 빠니보틀, 양가인, 김똘똘, 신지은, 이준수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참가자들이 출연한다.
디즈니+ 예능 '술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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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다소 심심했다. '경찰과 도둑' 게임은 라운드가 끝나면 경찰은 범인을 찾아야 한다. '범인', '선량한 시민'과 '미치광이'는 각각 주어진 미션을 수행한다. 화면에 펼쳐지는 장면만 놓고 보면 출연진이 달리고, 쫓고, 숨는 모습이 마치 SBS '런닝맨'의 추격전을 보는 듯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유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나 압박감은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경찰과 도둑'은 애초에 참가 인원도 많은 데다 역할까지 세분화되면서 게임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과제가 됐다. 경찰과 범인의 대결이라는 큰 틀 안에 여러 역할이 얽히고, 각각의 승리 조건과 미션이 달라진다. 누가 누구를 잡아야 하는지, 누가 누구를 피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다 시간이 흘러간다.
디즈니+ 예능 '술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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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게임'을 연출한 현정완 PD인 만큼 전작보다 한층 복잡하고 공격적인 두뇌 게임을 보여주려 한 의도는 읽힌다. 다만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과 시청자가 게임을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플레이어보다 한발 앞서 추리하는 재미를 느끼려면 우선 시청자가 게임의 판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3화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요일별로 사냥꾼과 사냥감이 바뀌는 심리 게임으로 개, 늑대, 사냥꾼이라는 역할이 존재한다. 개는 개만 태그할 수 있고, 늑대는 개 또는 늑대를 태그할 수 있으며, 사냥꾼은 개와 늑대를 모두 태그할 수 있다. 태그할 수 없는 상대를 건드리면 오히려 감점된다.

게임 시작 전 늑대와 사냥꾼의 징표를 요일별로 배치할 수 있고, 당연히 요일별로 역할이 달라진다. 서로의 역할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미 이것만으로도 기억해야 할 정보가 상당한데 게임 도중 히든 룰까지 여러 개 등장한다.
디즈니+ 예능 '술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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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입장에서는 게임의 규칙부터 계속 복기하게 된다. '지금 누가 누구를 잡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상황이 바뀌어 있다. 제작진이 심어놓은 술래의 교란까지 더해지면서 플레이어들이 치열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음에도 정작 화면 밖에서는 그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그 사이 몇몇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살아났다. MBC '아빠! 어디가?'로 얼굴을 알렸던 배우 이종혁의 아들 이준수는 예상치 못한 순간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능청스럽게 움직이다 뒤통수를 치는 듯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하나의 캐릭터가 형성됐다.

윤상현의 활약도 눈에 띈다. 빠른 달리기 실력에 눈치와 판단력까지 갖췄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놓친 단서를 홀로 캐치하는 등 게임이 거듭될수록 존재감을 드러낸다.
디즈니+ 예능 '술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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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은 4화 데스매치다. 경수진, 빠니보틀, 양가인, 김똘똘, 신지은, 이준수가 참여한 데스매치 '시간가방'은 앞선 게임보다 훨씬 직관적이다. 플레이어들이 가방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가진 가방 또는 자신이 지정한 구역에 놓인 가방의 시간이 끝나 터지면 탈락한다.

규칙이 간단해지자 역설적으로 게임은 훨씬 치열해졌다. 제한 시간은 계속 줄어들고 참가자들은 폭탄을 들고 뛰어다닌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방을 떠넘기기 위해 서로를 쫓는 모습만으로도 긴장감이 생긴다.

이 게임으로 경수진과 신지은이 최종 탈락했고 김똘똘, 양다일, 빠니보틀이 손을 잡으며 연합했다. 누구와 손을 잡고 누구를 먼저 떨어뜨릴 것인지가 중요해지면서 단순히 개인의 게임 수행 능력만으로 판이 굴러가지 않는다.

'술래게임'은 1화보다 2화가, 2화보다 3화가, 3화보다 4화가 흥미롭다. 네 번의 게임을 거쳐서야 '술래게임'의 진짜 판이 깔린 셈이다. 복잡함을 덜어내자 역설적으로 전략은 더 선명해졌고, 출연자들의 캐릭터도 살아났다. 1화에서 뛰기만 하던 술래잡기가 4화에서는 비로소 서바이벌이 됐다. 제대로 판이 깔린 '술래게임'이 5화부터 얼마나 치열한 생존 싸움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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