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첫 방송되는 ENA 새 월화드라마 '연애박사'는 대학원 연구실에서 만난 두 청춘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다. 추영우는 수영선수의 꿈을 접은 뒤 로봇공학을 연구하는 박사과정생 박민재를 맡았다. 배우 김소현은 진로를 고민하다 새로운 분야에 들어선 석사과정생 임유진으로 호흡을 맞춘다.
추영우는 2021년 데뷔한 뒤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존재감을 넓혀왔다. '옥씨부인전'에서는 성격이 다른 두 인물을 1인 2역으로 소화했고, '중증외상센터'에서는 허당기와 의사로서의 능력을 동시에 지닌 양재원으로 사랑받았다. '광장'에서는 야심을 품은 검사로 변신해 이전과 다른 얼굴도 보여줬다.
장르와 캐릭터를 빠르게 넓혀왔지만 멜로에서는 숙제를 남겼다. 첫 스크린 주연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지난해 12월 개봉했을 당시 추영우의 연기를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감정 표현이 단조롭게 느껴져 작품이 요구하는 애틋한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캐릭터와 외형의 싱크로율도 화제가 됐다. 추영우가 연기한 인물은 심장병을 앓는 시한부 환자였지만, 상대적으로 건장한 체격 때문에 극 중 설정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영우 역시 당시 인터뷰에서 촬영 종료 시점까지 약 13kg을 감량했지만 화면에서는 여전히 건장하게 보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작에서 제기됐던 아쉬움을 모두 배우 개인의 연기 문제로 돌리기는 어렵다. 캐릭터 설정과 배우의 외적인 이미지가 맞물리는 캐스팅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인물의 감정을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하는 멜로 연기 자체에서도 보다 섬세한 표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은 추영우가 풀어야 할 과제다.
추영우가 맡은 박민재 캐릭터는 단순한 로맨스의 주인공은 아니다. 과거의 비극을 겪은 뒤 내면에 혼란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로, 사랑뿐 아니라 상처와 성장까지 함께 표현해야 한다. 추영우에게는 밝은 로맨스와 무거운 내면을 오가는 감정의 강약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조절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작품에 기대를 더하는 요소는 고 안판석 감독과의 작업이다. 안 감독은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졸업' 등에서 인물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관계의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해왔다. 큰 사건이나 극적인 대사보다 배우들의 시선과 호흡,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감정을 쌓아가는 연출을 보여줬다.
그런 만큼 추영우에게도 이전 멜로와는 다른 방식의 연기가 요구됐을 터다. 다양한 장르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추영우가 안 감독의 연출 아래 감정을 보다 절제하고 세밀하게 쌓아 올린다면 멜로 배우로서 새로운 평가를 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
좋은 연출자와 작품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앞선 평가가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 추영우 스스로 인물의 감정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 다양한 장르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그가 전작에서 남긴 멜로 연기의 아쉬움까지 지워내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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