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달 사이에만 선미와 박지훈을 비롯해 엑소 시우민·첸·백현, 트레저, 알파드라이브원, 에반, FT아일랜드 등의 상하이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대부분 행사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 취소 또는 연기가 결정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트레저는 앨범 구매자를 대상으로 팬사인회 참가자까지 모집한 상태였고, 시우민과 첸의 행사를 진행한 현지 주최사는 행사 직전까지 추가 티켓 판매와 혜택 확대를 안내했다.
취소 이유는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불가항력적 요인', '불가피한 사정' 등 비슷한 표현이 반복됐다. 선미 측은 안정적인 행사 운영과 완성도 높은 팬미팅 경험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고, FT아일랜드 측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행사를 연기한다고 알렸다.
상하이에서 무산된 뒤 다른 지역으로 장소를 옮겨 행사를 성사시킨 경우도 있다. 티아라 효민은 지난 7월 25일 상하이에서 팬미팅을 열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하면서 개최지를 마카오로 변경했다. 기존 상하이 티켓은 전액 환불됐고 팬미팅은 지난달 12일 마카오에서 열렸다.
앞선 사례까지 범위를 넓히면 행사 차질은 올해 상반기부터 나타났다. H.O.T. 출신 토니안과 강타는 지난 5월 31일 청두에서 합동 팬미팅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 행사가 취소됐다. 6월 예정됐던 리센느의 중국 팬 이벤트 역시 현지의 '불가항력적 사유'를 이유로 무산됐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현지 주최사가 개최 가능성을 자체적으로 판단해 행사를 추진하더라도 실제 개최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최사 입장에서는 될 것 같다고 판단해 행사를 준비하지만 결국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정확한 이유를 알기는 어렵지만 이후 당국 차원의 규제로 행사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지역별로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행사는 원래 지역 당국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허가를 받고 팬들을 모집한 뒤에도 당일 취소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최근에만 특별히 생긴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취소 사유가 모호하게 공지되는 배경에도 이러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일정 인원 이상이 모이면 행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조차 확실한 기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정확히 어떤 이유로 행사가 안 되는지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취소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소속사나 주최사도 공지를 구체적으로 내기 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복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은 한한령이 사실상 해제됐다고 보기에도 아직 이르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한중 문화교류와 관련해 양국이 '건강하고 유익한 문화 교류를 질서 있게 전개'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 K팝 가수의 대규모 공연 재개로 이어지는 가시적인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소규모 팬미팅과 팬사인회마저 잇따라 차질을 빚으면서 업계가 체감하는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윤예진 텐아시아 기자 cristyyo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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