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미는 단순히 의료진 가운데 한 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다. 백강혁(주지훈 분)과 양재원(추영우 분)을 가까이에서 보조하며 중증외상팀을 구성하는 주요 인물이다. 시즌1을 통해 이미 캐릭터의 성격과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만큼 정예인에게는 존재감을 알릴 기회인 동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르는 역할이다.
정예인은 2014년 러블리즈 멤버로 데뷔한 뒤 2017년 tvN '크리미널 마인드'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공백기를 거쳐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에 속도를 냈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 여러 OTT 작품에 출연했고 숏폼 드라마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무대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2023년부터 뮤지컬 '위윌락유', '카르밀라',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얘기 좀 할까?', '꽃, 별이 지나' 등에 출연하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맡은 캐릭터의 결도 다양했다. 숏드라마 '자판귀'에서는 밝고 다정하면서도 친구를 향한 마음을 숨기는 남현선을 연기했고, 연극 '꽃, 별이 지나'에서는 과거의 상처를 지닌 지원 역을 맡아 감정의 폭이 큰 인물에 도전했다. 한 가지 이미지에 머물기보다 여러 장르와 캐릭터를 경험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셈이다.
다만 꾸준한 활동량에 비해 정예인을 배우로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작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올해도 '자판귀'와 '꽃, 별이 지나' 등을 통해 연기 행보를 이어갔지만 작품 자체의 대중적 파급력에서는 '중증외상센터'와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중증외상센터'는 정예인에게 이전과 다른 무게를 지닌다. 이미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주요 캐릭터를 맡게 된 만큼 그동안 쌓아온 연기 경험을 보다 많은 시청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정예인은 강한 제스처나 에너지로 캐릭터를 밀어붙이기보다 인물 간 관계와 감정 변화를 비교적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해왔다. 이미 완성된 이미지가 있는 천장미를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를 넘어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정예인에게 '중증외상센터'는 지금까지의 연기 경험을 대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무대다. 익숙한 천장미를 자신의 캐릭터로 다시 구축해낸다면 정예인에게도 배우로서 확실한 대표작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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