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는 2022년 11월 키나, 새나, 시오, 아란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2월 발표한 'Cupid'(큐피드)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진입하면서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렸다.
성공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네 멤버는 2023년 6월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소속사가 정산자료 제공과 건강관리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연예활동을 지원할 능력도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분쟁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어트랙트가 외부 세력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어트랙트는 같은 달 23일 외부 세력이 멤버들에게 접근해 전속계약 위반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멤버들은 같은 달 28일 가처분 신청 사실을 공개하며 외부 개입 없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멤버들의 건강과 처우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같은 해 8월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식사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고, 부모가 가져온 음식을 바닥에 던지는 등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멤버 가족의 주장이 소개됐다. 가족은 소속사 내 CCTV와 숙소에서의 감시·통제도 문제 삼았다.
서울중앙지법은 2023년 8월 28일 네 멤버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어트랙트의 책임으로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거나, 양측의 신뢰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깨졌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산 문제 역시 계약의 효력을 정지할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일부 수입 내역이 멤버들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지만, 어트랙트가 시정 요구를 받은 뒤 계약에서 정한 기간 안에 누락분을 바로잡았다고 봤다. 당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음반·음원 판매 수입 등이 제작 비용을 넘어 멤버들에게 지급할 정산금이 발생했다는 점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멤버들이 계약에서 정한 14일의 시정 기간이 지나기 전에 가처분을 신청한 점도 지적했다. 어트랙트가 시정 요구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의무 위반을 반복·장기간 지속했다고 볼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키나는 2023년 10월 가처분 항고를 취하하고 어트랙트로 복귀했다. 어트랙트는 같은 달 19일 새나, 시오, 아란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세 사람의 항고는 같은 달 24일 항고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았고 원심 판단을 바꿀 사유도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어트랙트는 그해 12월 전 멤버 3인과 부모, 더기버스 및 관계자 등을 상대로 13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전 멤버 3인의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과 위약벌, 관련 당사자들의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이다. 전 멤버 3인은 2024년 8월 약 3억원의 정산금 지급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별도로 진행된 더기버스 측과의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어트랙트가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1월 15일 더기버스와 안 대표가 공동으로 어트랙트에 4억9950만원을 지급하고, 백 이사도 이 가운데 4억4950만원을 공동으로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업무용역계약 위반과 업무방해 등을 놓고 제기된 소송으로, 이후 양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피프티 피프티는 새 멤버들로 재정비돼 활동을 재개했다. 키나에 문샤넬, 예원, 하나, 아테나가 합류해 2024년 5인조로 재편됐다. 그해 8월 'Starry Night'(스타리 나이트)를 선공개한 데 이어 9월 미니 2집 'Love Tune'(러브 튠)과 타이틀곡 'SOS'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Pookie'(푸키)가 뒤늦게 주목받았다. 올해 6월에는 미니 4집 'Imperfect-I'mperfect'(임퍼펙트-아임퍼펙트)와 타이틀곡 'Like a Bubble'(라이크 어 버블)을 선보였다. 서울과 도쿄 등에서는 첫 아시아 팬콘 투어 'Still LoBubble'(스틸 로버블)을 열었다. 하나는 지난 3월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6월 앨범 활동은 키나, 문샤넬, 예원, 아테나 등 네 멤버가 진행했다.
'중소돌의 기적'으로 주목받았던 피프티 피프티는 전속계약 분쟁을 거치며 멤버 구성도, 활동도 달라졌다. 새 멤버들과 무대에 서는 현재의 피프티 피프티와 별개로, 원년 멤버들의 이탈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1심 선고는 그 과정에서 누구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지를 가리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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