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영화 '부활남: 더 레드'(감독 백종렬)가 개봉했다. '부활남: 더 레드'는 부활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석환(구교환 분)과 그를 쫓는 블랙(신승호 분)의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신승호가 연기한 블랙은 서늘한 분위기로 석환을 압박하는 인물이다. 큰 체격과 낮은 목소리가 캐릭터의 위협적인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신승호는 그동안 자신의 신체적 조건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역할을 여러 차례 맡아왔다. 첫 스크린 주연작 '더블패티'(감독 백승환)에서는 씨름 유망주 강우람으로 분했다. 실제 운동선수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표현했고,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씨름선수다운 체격도 만들었다.
스크린에서도 이 같은 장점은 이어졌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에서는 군인 출신 이현성 역을 맡아 우직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오는 11월 4일 개봉하는 '최종면접'(감독 김정훈)에서도 비슷한 장점이 활용된다. '최종면접'은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면접에 오른 지원자들이 저마다의 비밀을 폭로당하면서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승호가 맡은 백승빈은 운동으로 다져진 근성을 지닌 행동파 리더다.
신승호는 올해 영화 '짱구'(감독 정우·오성호), '부활남: 더 레드', '최종면접'까지 세 작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부활남: 더 레드'와 '최종면접'에서는 다시 한번 그의 강한 인상과 피지컬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주요 요소로 활용됐다.
187cm의 체격과 낮은 목소리는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 배우들과 신승호를 구분 짓는 확실한 경쟁력이다. 문제는 이 강점이 반복적으로 비슷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쓰일 경우다. 위압적인 인물이나 힘을 앞세우는 역할이 누적되면 배우의 이미지 역시 한 방향으로 굳어질 수 있다.
신승호도 이러한 고민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앞선 인터뷰에서 저음의 목소리를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강한 인상이 자신의 한계로 굳지 않도록 연구하겠다는 취지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에서도 한정우(조정석 분)의 후배 서현석을 맡아 얄밉지만 미워하기 어려운 인물을 표현했다. 피지컬이 캐릭터의 중심에 놓이지 않아도 충분히 존재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신승호에게 탄탄한 피지컬은 버려야 할 이미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무기다. 다만 그 무기가 배우의 전부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새로운 얼굴을 계속 덧붙일 필요가 있다. 강한 외형과 예상 밖의 성격을 결합하거나, 반대로 힘을 완전히 걷어낸 인물을 소화하는 식의 변주가 이어진다면 지금의 이미지도 한계가 아닌 경쟁력으로 남을 수 있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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