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가 출연한 '부활남: 더 레드'가 30일 개봉했다. / 사진=텐아시아DB
신승호가 출연한 '부활남: 더 레드'가 30일 개봉했다.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신승호가 자신의 강점인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워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고 있다. 187cm의 큰 키와 11년간 운동선수 생활로 다져진 체격, 낮은 목소리는 상대를 압도하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확실한 무기가 됐다. 다만 비슷한 강점을 활용한 역할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이 이미지를 어떻게 확장할지가 배우 신승호에게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30일 영화 '부활남: 더 레드'(감독 백종렬)가 개봉했다. '부활남: 더 레드'는 부활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석환(구교환 분)과 그를 쫓는 블랙(신승호 분)의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신승호가 연기한 블랙은 서늘한 분위기로 석환을 압박하는 인물이다. 큰 체격과 낮은 목소리가 캐릭터의 위협적인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신승호는 그동안 자신의 신체적 조건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역할을 여러 차례 맡아왔다. 첫 스크린 주연작 '더블패티'(감독 백승환)에서는 씨름 유망주 강우람으로 분했다. 실제 운동선수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표현했고,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씨름선수다운 체격도 만들었다.
신승호가 피지컬을 활용한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였다. / 사진='넷플릭스', 'wavve' 유튜브 캡처
신승호가 피지컬을 활용한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였다. / 사진='넷플릭스', 'wavve' 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D.P.'에서는 후임들을 괴롭히는 황장수 병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에서는 가출팸의 행동대장 전석대를 연기했다. 두 캐릭터 모두 상대를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힘이 중요한 역할이었다. 신승호의 체격과 저음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인물의 위압감을 전달하는 장치가 됐다.

스크린에서도 이 같은 장점은 이어졌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에서는 군인 출신 이현성 역을 맡아 우직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오는 11월 4일 개봉하는 '최종면접'(감독 김정훈)에서도 비슷한 장점이 활용된다. '최종면접'은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면접에 오른 지원자들이 저마다의 비밀을 폭로당하면서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승호가 맡은 백승빈은 운동으로 다져진 근성을 지닌 행동파 리더다.

신승호는 올해 영화 '짱구'(감독 정우·오성호), '부활남: 더 레드', '최종면접'까지 세 작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부활남: 더 레드'와 '최종면접'에서는 다시 한번 그의 강한 인상과 피지컬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주요 요소로 활용됐다.

187cm의 체격과 낮은 목소리는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 배우들과 신승호를 구분 짓는 확실한 경쟁력이다. 문제는 이 강점이 반복적으로 비슷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쓰일 경우다. 위압적인 인물이나 힘을 앞세우는 역할이 누적되면 배우의 이미지 역시 한 방향으로 굳어질 수 있다.

신승호도 이러한 고민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앞선 인터뷰에서 저음의 목소리를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강한 인상이 자신의 한계로 굳지 않도록 연구하겠다는 취지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신승호가 '환혼', '파일럿'에서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 사진='tvN',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처
신승호가 '환혼', '파일럿'에서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 사진='tvN',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처
실제로 신승호는 자신의 강한 이미지를 비트는 역할을 통해 다른 가능성도 보여줬다. tvN '환혼'에서는 세자 고원을 연기하며 능청스럽고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첫 등장에서는 위압적이고 까칠한 인물처럼 보였지만, 이후 허당기와 인간적인 면모를 자연스럽게 살리면서 반전을 만들어냈다.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에서도 한정우(조정석 분)의 후배 서현석을 맡아 얄밉지만 미워하기 어려운 인물을 표현했다. 피지컬이 캐릭터의 중심에 놓이지 않아도 충분히 존재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신승호에게 탄탄한 피지컬은 버려야 할 이미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무기다. 다만 그 무기가 배우의 전부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새로운 얼굴을 계속 덧붙일 필요가 있다. 강한 외형과 예상 밖의 성격을 결합하거나, 반대로 힘을 완전히 걷어낸 인물을 소화하는 식의 변주가 이어진다면 지금의 이미지도 한계가 아닌 경쟁력으로 남을 수 있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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