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첫 방송된 KBS2 토일드라마 '너 말고 다른 연애'는 10년 차 장기연애 커플인 남궁호(서강준 분)와 이미도(안은진 분)의 현실 로맨스를 그린다. 서강준은 2020년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후 오랜만에 로맨스 장르로 돌아와 캐스팅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회부터 4회까지 시청률은 줄곧 2%대에 머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시청률과 별개로 서강준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풋풋함부터 10년의 세월이 만든 익숙함과 권태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이별을 통보받은 뒤 불안해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흔들리는 남궁호의 복잡한 감정도 차분하게 풀어냈다. 과장되지 않은 연기로 현실 멜로의 결을 살리며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고 있다.
다만 작품 공개 전후로 화제의 중심은 서강준의 외모였다. 티저와 포스터에 이어 방송 장면을 재가공한 숏폼 영상까지 그의 얼굴을 부각한 콘텐츠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작품이 2%대 시청률에 머물면서 이러한 화제성이 본편 시청으로 확장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느린 호흡 속에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을 촘촘히 쌓아가는 작품인 만큼 일부 장면만 앞세운 짧은 영상으로는 그 매력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다.
연기력도 꾸준히 증명해왔다. KBS2 '너도 인간이니?'에서는 인간 남신과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를 오가며 1인 2역을 소화했다. OCN '왓쳐'에서는 건조하고 무게감 있는 연기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서강준은 멜로부터 범죄물, SF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문제는 백인호를 넘어설 대표 캐릭터가 10년 넘게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 작품 색다른 장르에 도전하며 연기 폭을 넓혔지만, 비교적 취향을 타는 작품을 주로 선택하면서 대중에게 꾸준히 회자되는 대표작은 남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언더커버 하이스쿨'로 MBC 연기대상을 받았지만 당시 경쟁작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 데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서강준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아직 4회까지 방송된 만큼 성패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남궁호와 이미도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흔들리면서 서강준이 보여줄 감정의 폭도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방송 전후로 그의 외모가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 앞으로 관심이 남궁호라는 캐릭터와 연기로 옮겨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서강준이 이번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얼굴'을 넘어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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