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지현과 김재영이 '내가 떨릴 수 있게'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다.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남지현과 김재영이 '내가 떨릴 수 있게'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다. / 사진=텐아시아DB
성(性)을 전면에 내세운 '내가 떨릴 수 있게'가 티저부터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성인용품 회사 대표와 종갓집 '유교걸'의 만남을 그린 가운데, 성적 관계에 보수적인 여성이 개방적인 가치관을 지닌 남성을 만나 변화하는 구도가 익숙하다는 지적과 색다른 성장극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맞선다.
공개도 전에 호불호 갈렸다…성인용품 로맨스, 신선할까 낡았을까 [TEN스타필드]
다음 달 15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내가 떨릴 수 있게'는 상반된 연애관과 성적 가치관을 지닌 두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다. 사랑이 있어야 성적 관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공연수(남지현 분)와 사랑과 성적 관계를 반드시 결부하지 않는 독고달(김재영 분)이 서로의 세계를 알아가는 이야기다. 최근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공연수는 보수적인 성장 환경과 빠르게 변하는 직장 사이에서 간극을 보이는 인물이다. 종갓집 장녀인 그는 어려서부터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자라 이성과의 관계와 성에 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직장에서는 유행을 빠르게 읽는 에이스 마케터로 인정받는다.

성인용품 스타트업 대표 독고달은 공연수와 정반대다. 사랑과 성적 관계를 분리해 바라보고, 자신의 성적 가치관을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내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공연수가 독고달이 운영하는 회사의 마케팅을 맡으면서 얽히게 된다.
'내가 떨릴 수 있게'가 다음달 15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 사진=티빙 유튜브 채널
'내가 떨릴 수 있게'가 다음달 15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 사진=티빙 유튜브 채널
이 같은 설정은 티저 공개 이후 엇갈린 반응을 불러왔다. 논쟁의 중심에 선 것은 성 자체보다 두 인물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그려지는가다. 공개된 티저에서는 독고달이 공연수에게 거침없이 다가가고, 공연수는 낯선 상황을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점차 호기심을 보이는 모습이 강조된다. 작품은 두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성장극을 표방하지만, 티저만 놓고 보면 공연수의 성적 인식이 독고달을 통해 확장되는 과정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렸다.

비판의 초점은 작품이 성을 소재로 삼았다는 사실이 아니다. 이미 '정숙한 세일즈', 'LTNS', '모럴센스' 등 성과 욕망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은 작품은 꾸준히 등장해 왔다. 중요한 것은 성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인물의 욕망과 관계 변화를 어떻게 서사로 확장하느냐다.

앞선 작품들은 같은 소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풀었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나선 여성들의 자립과 연대를 담았고, 'LTNS'는 불륜 커플을 쫓던 섹스리스 부부가 망가진 자신들의 관계를 마주하는 과정을 그렸다. '모럴센스'는 낯선 성적 취향과 욕망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로맨스와는 다른 관계의 형태를 보여줬다.

'내가 떨릴 수 있게' 역시 성이라는 소재를 두 사람의 성장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여성의 성적 각성과 변화를 남성이 일방적으로 이끄는 익숙한 서사에 머문다면 구시대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공연수와 독고달이 서로의 가치관을 흔들고 변화시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면 단순한 '성 개방 로맨스'를 넘어 또 다른 성장극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아직 공개된 것은 티저에 불과한 만큼 설정만으로 작품 전체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성과 욕망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내가 떨릴 수 있게'가 자극적인 소재 소비에 그칠지, 서로 다른 성적 가치관을 지닌 두 사람의 변화와 성장을 설득력 있게 그려낼지는 본편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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