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주연을 맡은 배우 변요한, 노재원. / 사진=텐아시아DB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주연을 맡은 배우 변요한, 노재원. / 사진=텐아시아DB
"1편은 지금 봐도 훌륭하고 20년 전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힙한 작품이에요. '타짜4' 곳곳에 1편 팬들을 위한 오마주를 숨겨뒀죠."

20년간 사랑받은 범죄 오락 프랜차이즈 '타짜' 피날레의 메가폰을 잡은 최국희 감독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떨린다"며 운을 뗀 그는 방대한 원작을 129분으로 압축해 내기까지의 치열했던 고뇌와 숨은 비하인드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이하 '타짜4')를 연출한 최국희 감독을 만났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타짜4'는 허영만·김세영 작가의 원작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장태영(변요한 분)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배신과 복수로 얽힌 채 펼치는 목숨 건 승부를 그린다. 하우스 화투에서 글로벌 홀덤으로 판을 넓혔다.

최 감독은 "전작들을 워낙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 마지막 편을 더 좋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10권에 달하는 방대한 원작을 영화화하는 작업은 '액기스를 뽑아내는 과정'이었다. 최 감독은 "장태영과 박태영 사이의 시기와 질투, 배신이라는 감정에 집중했다. 전작들에 비해 인물의 정서와 드라마에 좀 더 깊이 파고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최국희 감독이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선보인다. / 사진제공=CJ ENM
최국희 감독이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선보인다. / 사진제공=CJ ENM
캐스팅 역시 만화의 느낌을 최우선으로 살렸다. 최 감독은 "원작의 그림체와 닮은 배우를 상상했을 때 1순위가 변요한이었고, 노재원 역시 원작의 박태영와 어울렸다"고 회상했다.

극 중 베트남에서 죽다 살아난 장태영의 피폐함과 처절함을 살리기 위해 최 감독은 변요한에게 감량을 부탁했다. 변요한은 10kg 이상 감량했는데, 다이어트 도중 저혈당 쇼크로 응급실에 갔다오기도 했다고. 최 감독은 "변요한 배우가 술을 워낙 좋아하는 친구인데도 술까지 다 끊고 철저하게 (다이어트 루틴을) 지켜줬다.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래퍼 스윙스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문지훈으로서 영화 데뷔도 하게 됐다. 최 감독은 "얼마 전 내 생일에 30만원어치 한우를 선물하기로 보냈더라. 세 보이지만 참 인간적"이라며 "첫 연기 도전임에도 열정이 넘쳐 현장 스태프들이 발 벗고 도와줄 정도였다"고 전했다.

많은 배우들의 명연기를 한 편에 담아내려다 보니 가편집본 분량은 무려 4시간 반에 달했다. 최종 러닝타임을 129분으로 줄인 최 감독은 "프로 포커 플레이어와 게임을 일일이 디자인했다. 배우들은 베팅하는 것까지 외웠는데, 보통 일이 아니다. 다만 관객들이 보기엔 반복되는 장면이라 덜어낼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자문 겸 카메오로 함께했던 전 프로게이머이자 프로 포커플레이어 홍진호의 분량은 통편집됐다. 최 감독은 "홍진호 씨 분량을 제일 먼저 지웠다. 영화 전체로 보면 솔직히 불필요한 장면이긴 했다. 전화로 소식을 전했더니 '그럴 줄 알았다'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 안에 박태영의 질투, 장태의 복수심을 보여주기 위해선 반을 덜어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9월 23일 개봉한다. / 사진제공=CJ ENM, 싸이더스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9월 23일 개봉한다. / 사진제공=CJ ENM, 싸이더스
최 감독은 '타짜1'을 오마주한 장면들로 전작을 향한 헌사의 마음을 담았다. '아수라 발발타'를 떠올리게 하는 대사, '곽철용'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노재원의 넥타이핀, 미요시 아야카가 침대에서 뒤돌아보는 베드신 앵글까지, 내용 면에서는 외전에 가깝지만 연출적으로 1편과의 연결고리를 심어뒀다. 최 감독은 "1편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고, 1편을 재미있게 본 팬분들이 찾아보는 재미도 느끼게 했다. 숨겨진 오마주들이 꽤 많은데 관객들이 다 찾으실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원작자 허영만 작가와의 만남 비하인드도 전했다.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최 감독은 "선생님께서 '원작 중 4편이 가장 영화적이라 생각하는데 너무 늦게 만들어졌지만, 지금이라도 만들어져서 참 감사하다'고 애정을 보여주셨다"며 "선악이 분명하고 철저한 복수극이라는 점이 가장 영화적이라 느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건강 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허 작가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조만간 쾌차하셔서 극장에서 완성된 영화를 꼭 보실 거라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2006년 시작된 '타짜'가 20년의 세월을 지나 2026년 대미를 장식하게 되면서, 당시 태어난 '2006년생' 관객들도 이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타짜4'를 극장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최 감독은 "그분들이 '타짜4'를 재밌게 보고, 자연스럽게 1, 2, 3편까지 찾아보는 선순환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공교롭게도 '타짜' 1편의 주역이었던 유해진의 신작 '암살자(들)'과는 추석 극장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최 감독은 "역대 시리즈가 모두 추석에 개봉했고, 우리도 그 일정에 맞췄는데 우연찮게 겹쳤다. 그 영화도 잘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 함께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도 '타짜4'를 향한 더 큰 사랑과 관심을 기대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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