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이 또 한 번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 사진=텐아시아 DB
이준혁이 또 한 번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이준혁이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의 중심에 섰다. '비밀의 숲' 서동재처럼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하는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이제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주연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준혁 주연의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지난 10일 1, 2회를 공개한 데 이어 14일부터 tvN에서도 방송을 시작했다. 어느 날 로또 1등에 당첨된 평범한 직장인 공은태가 당첨 사실을 숨긴 채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오피스 코미디다. 이준혁은 13억원을 손에 넣고도 다음 날 평소처럼 회사로 향하는 영업팀장 공은태를 연기한다.

출발도 나쁘지 않다. tvN 첫 방송은 전국 기준 3.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OTT에서도 공개 이튿날 구독기여가 첫날보다 약 3배 증가했고, 누적 구독기여 기준 티빙 주요 콘텐츠 2위에 올랐다. 공개 첫날보다 이튿날 지표가 크게 뛰었다는 점에서 초반 입소문도 감지된다.
이준혁이 또 한 번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 사진=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준혁이 또 한 번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 사진=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로또 1등'이라는 판타지를 가져왔지만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13억원이 생기고도 당장 사표부터 던지지 못하는 공은태를 통해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품었을 법한 고민을 건드린다. 이준혁과 서현우 등 배우들이 과장하지 않고 직장인의 일상을 표현해내면서 생활 연기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오랜 시간 회사에서 버텨온 공은태의 모습은 이준혁의 배우 생활과도 묘하게 포개진다. 이준혁 역시 20년 가까이 쉼 없이 현장을 지켜왔다.

그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20년 가까이 일을 했고 50편 넘게 작품에 출연했다"며 "50편이라는 시간이면 평생 일만 한 것"이라고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공은태가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이준혁에게는 촬영장이 곧 오랜 일터였던 셈이다.

이준혁은 그 시간 동안 역할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강하게 각인시킨 캐릭터 중 하나가 '비밀의 숲' 서동재다. 주인공 황시목과 한여진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준 서동재는 시즌을 거듭하며 사랑받았고, 결국 2024년에는 그를 전면에 내세운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까지 탄생했다.

조연급 캐릭터에서 출발한 서동재가 한 작품의 중심인물로 확장됐다는 점은 이준혁에게도 의미가 컸다. 작품에서 쌓아올린 캐릭터의 힘만으로 별도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준혁은 SBS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한지민과 로맨스 호흡을 맞추며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르물과 선 굵은 캐릭터에 익숙했던 그는 다정하고 능력 있는 남자 주인공 유은호를 통해 로맨스 장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좋거나 나쁜 동재'가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서동재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었다면 이번에는 처음 만나는 공은태라는 인물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끌고 간다. 강렬한 악역도, 뚜렷한 로맨스도 없다. 대신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법한 평범한 직장인의 희로애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준혁이 또 한 번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 사진=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준혁이 또 한 번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 사진=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최근 이준혁의 주연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인기 캐릭터의 힘이나 상대 배우와의 로맨스에 기대지 않고도 극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직 1, 2회만 공개된 만큼 흥행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tvN 첫 방송이 3.9%로 출발했고 티빙에서도 초반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 로또라는 판타지에 현실적인 직장 생활을 섞은 설정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맞물리며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공은태는 하루아침에 13억원의 주인공이 됐지만 이준혁에게 지금의 자리가 찾아오기까지는 2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50편이 넘는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맡으며 쌓아온 시간이 이제는 작품 전체를 책임지는 힘이 됐다.

'좋거나 나쁜 동재'와 '나의 완벽한 비서'를 거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까지. 오랜 시간 꾸준히 일해온 이준혁이 이제 '존재감 강한 배우'를 넘어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끌고 가는 주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