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신병4'가 양구 군인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한 판타지식 화해 엔딩으로 갑론을박이 불거졌다./사진제공=ENA
'신병4'가 양구 군인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한 판타지식 화해 엔딩으로 갑론을박이 불거졌다./사진제공=ENA
시청률은 또 한 번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2011년 대한민국을 공분케 했던 '양구 군인 집단 폭행 사건'을 소환해 호평을 이끌어냈던 ENA 월화드라마 '신병4 : 사보타주'가 '판타지식 화해 엔딩'을 내놨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세탁 엔딩" VS "드라마니까"…양구 군인 폭행 사건에 엇갈린 '신병4' 민심 [TEN스타필드]
지난 14일 방송된 '신병4' 7회 시청률은 전국 4.6%, 분당 최고 5.2%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를 지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가인 특별출연에 이어 위수지역 상가번영회를 상대로 바가지요금 철폐를 이끌어내는 2중대의 '참교육 작전'이 담겼다.

그러나 갈등을 매듭짓는 과정은 단순했다. 가해 학생들과 번영회장 앞에서 완전무장 병력을 동원한 제압 상황극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대장 변혁진(이현균 분)의 요구에 따른 할인 정책 합의와 부대원들의 삼겹살 회식으로 사태는 일사천리로 봉합됐다.
화해와 상생이라는 결말로 마무리 된 군인 폭행 사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사진제공=ENA
화해와 상생이라는 결말로 마무리 된 군인 폭행 사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사진제공=ENA
방송 직후 쏟아진 반응은 엇갈렸다. 무엇보다 '신병' 시리즈의 핵심 정체성인 '하이퍼리얼리즘'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실제 2011년 양구 사건은 군부대의 외출·외박 전면 통제 이후에도 진정성 있는 반성 없이 미봉책에 그쳤고, 결국 위수지역 폐지와 군부대 해체로 이어지며 씁쓸한 상처만 남겼다. 군 복무 시절 위수지역의 횡포를 겪었던 수많은 예비역들이 앞선 6회에 열광했던 이유 역시 그 시절의 참담한 현실을 타협 없이 담아냈기 때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한 연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군부대가 민간인을 위협하고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완전무장 병력을 동원하는 장면을 비롯해, 피 흘리는 거수자를 제압하며 총구를 겨누는 것은 실제로는 군대 규정상 용인될 수 없는 행위다. 총기안전수칙 위반은 물론 직권남용과 특수협박에 준하는 중징계 사안을 '유쾌한 참교육 작전'으로 포장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양구 군인 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신병4' 6회 에피소드/사진제공=ENA
양구 군인 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신병4' 6회 에피소드/사진제공=ENA
이에 시청자들은 "가해자들을 너무 쉽게 세탁해 줬다", "완전무장하고 민간인 겁주는 건 군대의 기본 상식을 파괴한 설정", "현실 반영 잘하다가 갑자기 판타지로 틀어버리니 배신감이 든다" 등의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물론 일각에서는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실의 꽉 막히고 씁쓸한 결말 대신 유머와 교훈을 버무려 카타르시스를 선사했고, 부대와 상권의 긍정적인 상생 모델을 제시해 대리만족을 줬다는 평가다.

그러나 단순한 '드라마적 허용'으로 넘기기에는 무리수가 컸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음에도, '신병' 고유의 현실성은 퇴색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민감한 실화를 너무 가볍게 판타지로 매듭지었다는 씁쓸한 뒷맛 역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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