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이던 유해진이 눈시울을 붉힌 순간이었다. 단역으로 시작해 조연을 거쳐 주연으로 자리 잡기까지 어느덧 데뷔 30년 차가 된 그에게 사람들의 축하는 남다르게 다가온 듯했다.
그런 유해진이 오는 23일부터는 영화 '암살자(들)'(감독 허진호)로 관객을 만난다.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사건의 배후와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해진은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던 경찰 철구 역을 맡았다. 그는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진실이 무엇인지 등 여전히 남아있는 물음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해진은 시대극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다. 그는 작품에 잘 녹아드는 비결로 외모를 꼽아 웃음을 자아냈다.
"아주 간단하죠. 외모예요. 사실 되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의상이나 분장에서 큰 고민을 안 하죠. 하하."
이민호는 재환의 후배 기자 영일로 출연한다. 그 역시 사건 현장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인물이다. 유해진은 "현장에서 느껴지는 이민호의 에너지가 좋았다"며 "보는 눈이 매서운 것 같고 되게 똑똑하다"고 설명했다.
"박해일 배우는 상당히 진지한 사람이에요. 예전에는 어떤 답답함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게 웃기죠. 친근감이 오히려 드는 것 같아요. 이민호 배우는 아주 잘생긴 양동생 느낌이에요. 동생이라고 하면 안 될 것 같네요. 하하. 아무튼 좋은 친구예요. 연락이 오면 반갑죠."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과 배우들은 유해진의 이번 영화도 응원했다. 유해진은 "제천영화제에서 장항준 감독을 만났다"며 "장항준 감독이 예고편을 보고 '해발아, 잘 될 것 같다. 홍보에 도움될 수 있는 거 있으면 말해'라더라"면서 웃음을 안겼다. VIP 시사회에는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 부부를 비롯해 단종 역으로 출연한 박지훈과 아들로 출연한 김민도 참석할 예정이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다루지만, 유해진은 이번 작품에 특별히 다른 무게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암살자(들)'을 촬영하며 배우로서 느낀 책임감을 묻는 말에 그는 "어느 작품이든지 마찬가지다. 하나의 작품으로 보고 그 캐릭터대로 움직였다"라고 답했다.
"이 작품의 매력은 캐릭터들의 밀도라고 생각해요. 충격적인 사건 속에서 진실의 원형을 쫓아가는 게 꼭 큐브를 맞추는 것 같았거든요. 배후가 누군지 다가가려고 할 때 재밌었어요."
어느덧 데뷔 30년 차 베테랑 배우지만 유해진은 여전히 긴장을 놓지 않고 다음 작품을 바라봤다. 그는 지금까지 온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더 조심하고 다음 작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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