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그룹 아이들의 소연이 그룹 음악을 프로듀싱하면서 짊어져 온 성적에 대한 부담을 잠시 내려놓았다. 오롯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꺼내든 모습이다.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지난 7일 오후 6시, 소연은 정규 1집 '끝내주는 인생'을 발매하며 약 5년 2개월 만에 솔로로 컴백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퇴사할게여'를 포함해 총 8곡이 수록돼 있다.

'끝내주는 인생'은 지금까지 그가 냈던 앨범 중 가장 자유로운 작품에 가깝다. 대중성보다는 본인의 재미를 추구한 듯 보인다. 회사를 통해 퇴사하고 싶다는 농담이 담긴 노래를 냈고, 거친 표현도 굳이 다듬지 않았다.

또 밴드부터, 동요, 90년대 유행했던 일렉트로닉 팝, 하이퍼 팝까지 수록곡의 장르도 어느 한 결로 묶이지 않아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구성이다. 대신 원하는 음악을 재밌게 해서 팬들과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를 대중이 받아들이기 좋은 형태로 다듬어 온 '프로듀서 소연'과는 다르다.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퇴사할게여'는 청량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가사로 막연한 자유를 상상하게 만들어 20~30대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퇴사를 하지 않는 소연의 모습마저 일반적인 회사원과 비슷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방송된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소연은 "'퇴사할게여'를 부를 때마다 왠지 울컥한다. 퇴사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이 가장 늦게까지 남지 않나. '그만둬야 하나' 생각도 가끔 하지만, 결국 내가 그런 사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친숙한 도입이 인상적이다. 소연은 '퇴사할게여'에서 2005년 '제29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유명해진 밴드 익스의 '잘 부탁드립니다'의 도입 "안녕하세요"를 차용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크레딧에도 밴드 이름 '익스'가 기재돼 있다.
그룹 아이들 소연/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이들 소연/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앨범 전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야채 싫어 송'이다. 음악에 무게를 잡기보다 재미를 우선한 결과물을 팬들과 공유하려는 마음이 잘 느껴지는 곡이기 때문이다.

'야채 싫어 송'은 발매 전부터 특이하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다. 지난달 22일 '워터밤 속초'에서 처음 펼친 퍼포먼스 영상은 릴스, 숏츠 등 숏폼에서 126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야채 싫어 송' 퍼포먼스를 본 대중들은 유튜브 영상 댓글 등을 통해 "대중과 타협하지 않는 음악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벌어다 준 거 생각하면 원하는 거 다 해도 된다. 엄청 행복해 보인다"는 등 좋은 반응을 남겼다.

이 곡은 언뜻 듣기엔 어린이들을 위한 동요처럼 들린다. 하지만 가사를 보면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엔 표현이 격하고 편식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소연은 '당근 싫어 오이 싫어 가지 싫어', '가지 놈 가지가지 진짜 싸가지' 등 야채를 싫어하는 진심을 가사에 담았다.
사진=유튜브 채널 '소녀소연백서'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소녀소연백서' 캡처
뮤직비디오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단순한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으로 돼 있지만, 내용이 잔인하단 반전 매력이 있다. 살아 있는 완두콩 머리를 때려 피투성이로 만들고 당근, 오이, 양파를 칼로 두 동강 내는 등 피가 가득 튀는 연출이 시선을 끈다. 퍼포먼스는 해맑은 노래 분위기와는 반대로 섹시한 트월킹이 가득해 웃음을 유발했다. 곡에 삽입된 총소리에 맞춰 소연이 총을 쏘는 시늉을 하면 댄서들이 쓰러지는 연기를 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STAR'에서는 1절과 2절 모두에 비속어를 넣는 등 하고자 하는 말을 거침없이 앨범에 다 담아냈다. 뮤직비디오 썸네일에는 한글 비속어를 영문 키보드로 작성한 'Tlqkf'라고 크게 적어 놓는 파격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비속어가 담긴 장난스러운 노래 가사들로 일각에선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솔직한 모습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본인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대중 앞에 꺼내 드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