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인턴'에 출연한 배우 한소희를 만났다.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한 '인턴'은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선우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소희는 선우와 자신의 닮은 점으로 '완벽주의'를 꼽았다. 그는 "선우처럼 완벽주의 성향이 조금 있다. 그런데 완벽하려고 하다 보면 늘 놓치는 부분이 생기고 시야가 좁아진다"며 "선우를 보면서 '주위를 살피고 내 마음도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소희는 자신을 챙기기보단 일을 우선시했다. 그는 "일할 때는 내 몸과 마음을 제쳐두는 편"이라며 "'내가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연기는 내가 스스로 평가할 수 없는 직업이라 무섭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 마음을 챙기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다. 결국 내가 나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일상에서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바쁜 하루 중 잠시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 한소희는 "하루에 하늘을 몇 번 보느냐고 물으면 한 번도 안 볼 때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퇴근길에 하늘을 본다"며 "고되게 일한 뒤 5초만 하늘을 봐도 기분이 정말 좋다"면서 웃었다.
그림도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법 중 하나다. 한소희는 "그림은 나를 돌아보는 장치다. 내 생각에서 파생돼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일기와 같다"고 설명했다. '인턴'에 한소희가 직접 그린 그림도 등장한다. 그는 "'마이네임', '알고있지만,'에도 제 그림이 걸려 있었다"며 "그림은 또 다른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소희는 "놀랐다. 그런데 그 말이 선우가 아니라 한소희인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당황했지만 그냥 선배님의 말을 듣고 있었다. 마음속에서 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며 "많이 울었다. 감독님도 많이 우셨다"고 기억했다.
누구보다 일을 사랑했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몰아붙였던 한소희와 선우였다. 선우가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던 삶에서 벗어나 주변에 기대는 법을 배웠듯 한소희도 이제 혼자 달리는 대신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인턴'을 통해 한소희가 배운 것은 더 열심히 달리는 법이 아니라, 때로는 멈춰 자신을 바라보는 법이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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