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전현무 카자흐스탄 여행기가 조작이 있었음을 시인했다./사진=텐아시아DB, MBC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전현무 카자흐스탄 여행기가 조작이 있었음을 시인했다./사진=텐아시아DB, MBC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전현무 카자흐스탄 여행기가 '즉흥'이 아닌 제작진의 치밀한 사전 기획과 연출이었음이 밝혀졌다. '촬영 지원은 없었다'며 선을 긋던 제작진은 논란이 커지자 본방송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공식 입장을 내며 사전 준비 사실을 인정했다.
"표는 끊어뒀지만 즉흥이었다"…해명할수록 꼬이는 '나혼산'의 모순 [TEN스타필드]
4일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자세한 입장 표명이 늦어진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카자흐스탄 여행 편을 둘러싼 세부 제작 과정을 밝혔다.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방송에서 강조된 '무계획 즉흥 여행'은 사실상 사전 계획 아래 진행됐다. 제작진은 "해외 촬영 가능성에 대비해 전현무가 평소 관심을 보여온 여행지와 항공편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카자흐스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카자흐스탄행이 결정될 경우 곧바로 촬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스태프의 항공권을 미리 발권하고 현지 촬영 협조도 요청해 두었다"고 밝혔다.
'나 혼자 산다'가 방송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 사진=MBC 엠뚜루마뚜루 유튜브 영상 캡처
'나 혼자 산다'가 방송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 사진=MBC 엠뚜루마뚜루 유튜브 영상 캡처
출연자가 공항에서 당일 목적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지만, 제작진은 이미 카자흐스탄행 비행기 표를 확보하고 현지 행정 절차와 촬영 협조까지 요청해 둔 상태였던 셈이다. 방송에서 보여준 '즉흥'이라는 프레임과 실제 제작 과정 사이에 작지 않은 간극이 존재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논란이 됐던 알마티시 관광청 지원에 대해서도 입장을 번복했다. 앞서 "촬영 지원이나 협찬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던 제작진은 "해외 촬영에 필요한 행정 절차와 현장 진행을 위한 촬영 협조를 받았다"며 "금전적 협찬이나 제작비 지원이 없었다는 취지였는데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해 혼선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나 혼자 산다'가 방송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 사진=MBC 엠뚜루마뚜루 유튜브 영상 캡처
'나 혼자 산다'가 방송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 사진=MBC 엠뚜루마뚜루 유튜브 영상 캡처
현지 법규를 충족하지 못한 렌터카 대여 절차도 시인했다. 제작진은 "방송 이후 관련 서류 미비에 대한 지적을 접하고 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카자흐스탄 내 차량 대여 시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의 공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현지 법규 확인이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꾸밈없는 일상과 리얼리티를 내세우며 금요일 심야 예능을 대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사전에 준비된 기획을 있는 그대로 알리지 않고 '완전한 즉흥'으로 포장한 연출 방식의 한계가 명확해졌다. 의혹 제기 초반 선을 긋는 해명으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세부 과정을 공개한 대처 방식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현실감과 몰입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에 치우쳐 설명을 충분히 드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비행기 표는 끊어뒀지만 즉흥이었다"는 식의 설명은 시청자를 납득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해명을 거듭할수록 커지는 모순은 '나 혼자 산다'가 지켜온 리얼리티의 근간을 스스로 흔들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