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체 ET투데이와 미러미디어는 지난달 31일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 자오샤오웨이가 최근 쯔위 가족과 접촉해 향후 중국 활동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자오샤오웨이는 주걸륜 등 중화권 스타들의 중국 활동을 지원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쯔위가 JYP와 재계약하지 않고 중국에서 활동할 경우 공개적으로 '하나의 중국' 또는 '대만인은 중국인'이라는 입장을 밝히면 중국 주요 방송 출연과 대형 콘서트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정식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 자오샤오웨이는 현재 논의가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쯔위의 어머니와 중국 활동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도가 주목받는 것은 쯔위가 10년 전에도 '하나의 중국'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결국 당시 16세였던 쯔위는 2016년 1월 직접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검은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쯔위는 "중국은 하나밖에 없다"며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다. 박진영 JYP 창의성총괄책임자(CCO) 역시 별도의 사과문을 내고 쯔위의 중국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가 중국 활동 정상화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같은 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으로 한한령까지 본격화하면서 트와이스의 중국 본토 방송과 공연 등은 오랜 기간 찾아보기 어려웠다. 트와이스는 대신 일본과 북미, 동남아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0년 전과 지금은 상황에도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대만 국기를 든 뒤 논란이 불거지면서 쯔위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혀야 했다. 반면 이번 보도에서는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부터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 표명이 조건으로 거론됐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만 출신 연예인에게 양안 관계를 둘러싼 정치적 문제가 여전히 중국 시장 진입 과정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물론 모든 대만 출신 K팝 아이돌이 쯔위와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을 대하는 방식과 그룹의 활동 기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반대로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린 사례도 있다.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은 중국 활동 당시 자신을 '중국 대만 출신'이라고 표현하고 중국 국경절 관련 메시지를 내면서 대만에서 비판받았다. 중국 시장에서 활동하려는 대만 출신 연예인에게 국적과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활동과 완전히 떼어놓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최근 한한령 완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K팝 업계에서도 중국 시장을 다시 바라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제한됐던 한국 가수들의 팬 행사와 공연 등이 조금씩 재개되면서 중국이 다시 주요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활동을 다시 모색하는 이유를 시장 규모나 수익성만으로 볼 수는 없다. 오랜 기간 현지 활동이 제한된 사이에도 중국 팬덤은 K팝을 꾸준히 소비해왔고, 직접 공연이나 팬 행사에서 아티스트를 만나고 싶다는 수요도 이어져 왔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현지 팬들과 직접 만날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 중국 활동 재개가 갖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린다고 해서 모든 K팝 아티스트에게 같은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만 출신 아이돌에게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정치적 관계가 언제든 활동의 변수가 될 수 있다. 10년 전 16세였던 쯔위가 마주했던 '하나의 중국'이 향후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다시 중국 활동의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 출신 K팝 아이돌의 딜레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윤예진 텐아시아 기자 cristyyo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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