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형 셰프./텐아시아 DB
조서형 셰프./텐아시아 DB
조서형 셰프,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본인 스스로 지은 '장사천재 조사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일찌감치 장사에 눈을 떴다. 한식 요리만 해왔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대 초반에는 직접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돈을 벌기 위해 옷 디자인까지 배워 판매에 나섰고,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직원만 13명을 둘 정도로 사업을 키웠다. 다른 의류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던 시기에도 미리 뚫어둔 중국 거래처 덕분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만큼 일이 몰렸다. 요리 서바이벌 예능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에서 보여준 남다른 장사 감각에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쌓아온 경험이 있었다.

tvN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이하 '스레파')를 마친 조서형 셰프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만나 여러 비하인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스레파'는 셰프들이 직접 식당을 열고 제한된 조건 속에서 매출 경쟁을 펼치는 장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메뉴 선정부터 가격 책정, 식재료 구매, 조리, 손님 응대와 판매 전략까지 식당 운영 전반을 직접 책임진다.

조 셰프는 방송 당시 뛰어난 장사 전략과 빈틈 공략으로 높은 순위권을 유지한 바 있다. 특히 1라운드에서는 셰프 중 유일하게 2~3인 쉐어용 음식을 팔아 매출과 인기를 견인하기도 했다. 2라운드는 1대1 대결로 조 셰프가 '이모카세' 김미령 셰프를 선택하며 한식 대진이 이뤄졌지만, 2대 0으로 패했다. 이어 철원 오대쌀을 주제로 한 회생전에 나섰지만 3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하며 폐업했다.
tvN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
tvN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
장사가 안 되어 폐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조 셰프. 실제로 조 셰프의 업장인 을지로 보석, 여의도 요정 등은 수개월 치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인기다. 요식업 이전부터 장사에 잔뼈가 굵었던 그의 이력은 인터뷰 도중 뜻밖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났다.

조 셰프는 "고등학생 때부터 여름방학마다 요리학원과 양식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20살 때 첫 월급이 66만원 그다음 달부터 86만원이었다"며 "이렇게 벌어서는 절대 가게를 차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동대문 디자이너 콘테스트 공모전에 출전했다. 돈을 벌기 위해 20대 초반에 의류 브랜드를 운영했다. 급하게 옷 디자인을 배워서 룩북을 만들어 가져다 팔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22살 때 직원만 13명이었다. 당시 다른 가게들이 다 망할 때였는데 나는 위챗으로 중국 거래처를 뚫어놨었다. 13명이 다 잠을 못 자고 일할 정도로 일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조 셰프는 당시 휴대폰을 5대 쓸 정도로 바빴다. 이후 을지로 보석을 개업했는데, '인당 통신선 초과'로 이 업장의 전화번호를 받을 수 없었다. 그는 "통신선이 인당 5개까지더라. 그래서 을지로 보석은 아직도 번호가 없다. 사용할 수 있는 통신선 개수가 넘어서 DM으로만 예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화번호가 없다는 게 오히려 손님들에게 독특한 점으로 소구됐다. 그는 "오히려 희소성을 보고 가게 팔로워가 늘기 시작했고 예약이 빠르게 마감됐다. 을지로 보석은 귀오징어, 반딧불오징어 등 특이한 해산물을 많이 팔고 있어 '희소성'의 느낌으로 많이들 찾아 주신다"고 말했다.
조서형 셰프./텐아시아 DB
조서형 셰프./텐아시아 DB
또 다른 식당 역시 예약이 끊이지 않았다. 조 셰프는 "예전에 남영동 경주라는 곳도 운영했었는데 늘 2개월 치 예약이 다 찼다. 그런데 손목에 결정종(물혹)이 생겨 암인가 싶어서 작년까지 추적 관찰을 했다. 오른쪽 손을 쓸 수가 없어서 이곳은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을지로 보석, 여의도 요정, 반찬 브랜드 새벽종까지 운영하지만 방송 활동도 놓치지 않는 조서형 셰프다. 그는 "방송에 나옴으로 인해서 식당 홍보 효과가 크다. 코로나를 겪었다 보니 그 당시 주춤했던 매출을 봐서 그런가 불안감이 있다"라며 "백종원 대표님처럼 되고 싶다. 미식을 즐기는 사업가의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밝혔다.
조서형 셰프./텐아시아 DB
조서형 셰프./텐아시아 DB
가게 운영부터 방송 출연까지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부족한 조 셰프지만 올해는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올봄 결혼해 새신부가 된 조서형 셰프는 "남편은 원래 조선 호텔 쪽에서 근무했다. 손종원 셰프님의 '라망시크레'를 함께 기획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브랜딩 일을 하고 있다. 외식 문화를 사랑하는 둘이 결혼해서 든든하다"고 애정을 보였다.

2세 계획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조 셰프는 "2세는 내년부터 시도할 예정이다. 빨리 3명 정도 낳아놓고 일하고 싶다. 주변 셰프 언니들도 다들 만삭까지 일하고 일주일 쉬고 나와서 일하더라"고 전했다.

10대부터 요리를 시작해 20대에는 의류 사업가로, 30대에는 여러 외식 브랜드를 이끄는 셰프로 살아온 조서형. 여기에 방송과 결혼, 앞으로의 2세 계획까지 그의 인생에는 새로운 챕터가 쉴 새 없이 더해지고 있다. 남들보다 빠르게 장사를 시작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직접 겪어온 만큼 '장사천재 조사장'이라는 이름에는 단순한 자신감 이상의 시간이 담겨 있었다. 음식과 장사를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조서형 셰프가 앞으로 또 어떤 사업과 도전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갈지 기대가 모인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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