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아이, 빌보드 HOT100에 4곡이나 올린 비결…"K팝 아이돌보다는 팝 걸그룹" [TEN스타필드]
입력 2026.08.31 07:57수정 2026.08.31 07:57
KATSEYE performing at Coachella / Captured from the official Coachella YouTube channel
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꾸준히 빌보드 메인 차트에 음원을 올리는 가수가 된 과정은 기존 K팝 아티스트의 성장 과정과는 상당히 달라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전자 음악의 흐름에 잘 올라탄 데다, 현지화 그룹이라는 점에서 언어·인종·문화적 장벽도 다른 K팝 아티스트보다 낮다는 게 캣츠아이만의 장점이다.
사진=텐아시아 DB
캣츠아이는 EDM, 테크노, 하이퍼팝 등 전자음악부터 브라질리언 펑크(Brazilian Funk), 라틴과 같은 글로벌 장르를 활용하며 최근 빌보드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8월 29일자 최근 빌보드 HOT 100 차트를 보면 캣츠아이의 곡이 총 4곡 올라 있다. 'Hootie Frutti'(후티 프루티)가 31위로 차트인했고, 캣츠아이에 대한 관심도가 오름에 따라 차트에서 내려갔던 과거 발매곡인 'Pinky Up'(핑키 업), 'Iconic By Mistake'(아이코닉 바이 미스테이크)도 각각 81위, 94위로 재진입했다. 지난 7월 24일 발매된 이후 4주째 차트인하고 있는 'Animal'은 상위권인 24위를 유지하고 있다.
KATSEYE/HYBE-Geffen Records
이는 캣츠아이가 현재 미국 음악 시장의 흐름에 잘 스며든 덕분이다. 미국 시장에선 힙합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댄스·일렉트로닉과 글로벌 장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빌보드 HOT 100 차트 상위 50위권을 살펴보면, 그 안 순수 힙합곡은 6곡에 불과하다. 컨트리 음악과 함께 빌보드 차트를 지배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힙합은 댄스·일렉트로닉 계열 음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랑받고 있다. 차트 안의 댄스·일렉트로닉 계열 음원은 엄격하게 잡아도 6곡이다. 디스코 팝과 같이 전자 프로덕션 비중이 큰 음원까지 더하면 총 9곡으로 힙합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프로비츠, 라틴 등 월드 뮤직(World Music) 음원은 총 6곡이다.
루미네이트(Luminate)가 내놓은 '2026년 상반기 음악, TV&영화 트렌드 보고서'(MID YEAR REPORT, Trends in Music , TV & Film 2026)에 따르면, 댄스·일렉트로닉, 팝, 월드뮤직 순으로 스트리밍 점유율이 가장 많이 올랐다. 루미네이트는 "댄스·일렉트로닉 장르는 스트리밍 횟수가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해 2026년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장르로 떠올랐다"면서 "월드 뮤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9% 성장했다"고 밝혔다.
댄스 및 일렉트로닉 음악이 주류로 떠오른 데에는 숏폼 플랫폼의 성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강한 킥과 베이스, 반복적인 리듬 등 언어를 몰라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운드 덕분에 짧은 영상에서 임팩트를 주기에 적합하다. 특히, 최근 캣츠아이가 'Hootie Frutti'로 선보인 브라질리언 펑크(찢어지는 베이스와 쫀득한 4박자의 리듬을 특징으로 하는 음악 장르) 계열 음악은 2023년경 숏폼에서 인기가 오르기 시작해 최근 주류로 올라왔다.
KATSEYE/HYBE-Geffen Records
하이브 아티스트를 비롯한 K팝 아티스트들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전자음악과 아프로비츠, 라틴 등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장르를 적극적으로 가져오고 있다. 지난 4월 발매된 그룹 르세라핌의 'CELEBRATION'(셀레브레이션), 아일릿의 'It's Me'(잇츠미)등은 테크노에 하드 스타일 등을 더한 전자 음악이다. 두 음원은 모두 빌보드 글로벌 200 등 차트에 올랐다. 더불어 그룹 엔하이픈이 지난 21일 발매한 신곡인 'Bloody Paradise'(블러디 패러다이스)는 캣츠아이의 신곡 'Hootie Frutti'와 같은 브라질리언 펑크 장르의 곡이다. 그 외에도 그룹 에이티즈는 라틴 음악 'BAD'(배드)를, 아이들은 아프로비츠를 활용한 'Gimme Dat Love'(김미 댓 러브)를 냈다.
KATSEYE performing at Coachella / Captured from the official Coachella YouTube channel
그중 캣츠아이가 미국 시장에서 특히 빠르게 인정받기 시작한 데에는 현지 대중이 느끼는 인종적·문화적 거리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대중들의 입장에서 캣츠아이는 K팝 아티스트가 아니라 미국에서 활동하는 다인종 걸그룹에 가깝다. 캣츠아이는 인도·스리랑카계 미국인, 중국·싱가포르계 미국인, 쿠바·베네수엘라계 미국인, 가나·스위스·이탈리아계 멤버와 필리핀 출신 멤버 등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여섯 명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구성은 동아시아계 멤버가 주축을 이루는 일반적인 K팝 그룹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미국의 대형 음반사인 게펜 레코드가 합작해 만든 미국 현지화 그룹이다. 애초에 미국 시장을 겨냥해 언어와 장르 모두 미국 시장에 최적화돼 있다. 캣츠아이의 음악은 미국에서 K팝보다는 팝의 한 갈래로 소비된다. 영어 중심의 곡이 많고 현지 팝 문법을 따르기 때문에 일반 대중은 물론 라디오 시장에도 접근하기 쉽다.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는 앨범 판매량, 음원 스트리밍 횟수뿐만 아니라, 라디오 송출도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