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할리우드 영화가 휩쓴 여름 극장가에 한국영화가 다시 등판한다./ 사진=텐아시아 DB
할리우드 영화가 휩쓴 여름 극장가에 한국영화가 다시 등판한다./ 사진=텐아시아 DB
할리우드 영화가 휩쓴 여름 극장가에 한국영화가 다시 등판한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나란히 700만 관객을 넘긴 가운데, 9월에는 한국영화 6편이 줄줄이 개봉한다. 추석 연휴를 겨냥해 장르와 타깃을 달리한 작품들이 대기 중이지만, 외화가 만든 흥행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디세이'만 피하면 될 줄 알았더니…추석 韓영화 6편 몰린 속사정 [TEN스타필드]
올여름 극장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은 약 134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6만명보다 68.3% 증가했다. 극장 관객 감소에 대한 우려가 이어져 온 상황에서 눈에 띄는 반등이다.

흥행을 이끈 것은 외화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는 24일 기준 누적 관객 710만명을 넘어섰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역시 800만명을 돌파하며 여름 극장가를 주도했다.

반면 한국영화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여름 성수기 텐트폴로 꼽을 만한 작품은 나홍진 감독의 '호프' 정도였다. 8월 전체 개봉 예정작 역시 지난달 집계 당시 29편으로, 지난해 같은 달 51편보다 43.1% 줄었다. 대형 외화와의 경쟁을 피하려는 움직임과 한국영화 제작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름에 뜸했던 한국영화는 9월 한꺼번에 관객을 찾는다. '비광', '인턴',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부활남: 더 레드', '가능한 사랑' 등 6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한국영화 여러 편이 동시에 몰리면서 극장가 경쟁도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인턴'(감독 김도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최민식, 한소희와 김도영 감독이 참석했다./ 사진=윤지인 기자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인턴'(감독 김도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최민식, 한소희와 김도영 감독이 참석했다./ 사진=윤지인 기자
일부 작품은 여름 대작과의 정면승부를 피한 뒤 추석 시장을 택했다. '인턴'은 오는 9월 16일 개봉하고, '가능한 사랑'은 23일 관객을 만난다. '암살자(들)'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 역시 추석 시즌을 겨냥한다.

한국영화가 한꺼번에 몰린다고 해서 반드시 악재인 것은 아니다. 추석은 가족 단위부터 젊은 관객까지 다양한 층이 움직이는 시기다. 이번 작품들 역시 범죄물과 미스터리, 드라마, 오피스물 등 장르가 달라 겨냥하는 관객층에도 차이가 있다.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극장가 전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관건은 관객이 이미 극장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각각 700만~8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적어도 최근 시장을 단순히 '관객이 극장에 오지 않는다'는 말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

한국영화 입장에서는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러운 결과다. 외화가 되살린 극장가의 분위기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점은 호재지만, 같은 시장에서 한국영화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극장 침체만을 흥행 부진의 이유로 들기 어려워진다.
할리우드 영화가 휩쓴 여름 극장가에 한국영화가 다시 등판한다./ 사진=텐아시아 DB
할리우드 영화가 휩쓴 여름 극장가에 한국영화가 다시 등판한다./ 사진=텐아시아 DB
개봉 시기를 조정해 대형 외화와의 경쟁을 피하는 것은 배급사 입장에서 위험을 줄이는 선택이다. 그러나 경쟁작을 피했다고 관객까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관객에게 극장에서 볼 이유를 얼마나 분명하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추석은 한국영화 6편 가운데 누가 살아남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장르와 타깃이 다른 작품들이 고르게 관객을 끌어들인다면 한국영화 시장에도 반가운 신호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외화가 700~800만 관객을 모은 상황에서 이후의 한국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작품 경쟁력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름 외화가 되살린 극장가의 분위기를 이번에는 한국영화가 이어받을 차례다.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이제 한국영화가 그 관객을 붙잡을 차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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