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흥행을 이끈 것은 외화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는 24일 기준 누적 관객 710만명을 넘어섰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역시 800만명을 돌파하며 여름 극장가를 주도했다.
반면 한국영화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여름 성수기 텐트폴로 꼽을 만한 작품은 나홍진 감독의 '호프' 정도였다. 8월 전체 개봉 예정작 역시 지난달 집계 당시 29편으로, 지난해 같은 달 51편보다 43.1% 줄었다. 대형 외화와의 경쟁을 피하려는 움직임과 한국영화 제작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름에 뜸했던 한국영화는 9월 한꺼번에 관객을 찾는다. '비광', '인턴',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부활남: 더 레드', '가능한 사랑' 등 6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한국영화 여러 편이 동시에 몰리면서 극장가 경쟁도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영화가 한꺼번에 몰린다고 해서 반드시 악재인 것은 아니다. 추석은 가족 단위부터 젊은 관객까지 다양한 층이 움직이는 시기다. 이번 작품들 역시 범죄물과 미스터리, 드라마, 오피스물 등 장르가 달라 겨냥하는 관객층에도 차이가 있다.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극장가 전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관건은 관객이 이미 극장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각각 700만~8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적어도 최근 시장을 단순히 '관객이 극장에 오지 않는다'는 말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
한국영화 입장에서는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러운 결과다. 외화가 되살린 극장가의 분위기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점은 호재지만, 같은 시장에서 한국영화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극장 침체만을 흥행 부진의 이유로 들기 어려워진다.
이번 추석은 한국영화 6편 가운데 누가 살아남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장르와 타깃이 다른 작품들이 고르게 관객을 끌어들인다면 한국영화 시장에도 반가운 신호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외화가 700~800만 관객을 모은 상황에서 이후의 한국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작품 경쟁력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름 외화가 되살린 극장가의 분위기를 이번에는 한국영화가 이어받을 차례다.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이제 한국영화가 그 관객을 붙잡을 차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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