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트와이스가 처음은 아니다. 연차가 쌓인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서로 다른 소속사에서 개인 활동을 하면서도 팀을 유지하는 모습은 이미 익숙해졌다. 데뷔 10년을 넘긴 그룹이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재계약과 해체를 곧바로 연결 짓기도 어려워졌다.
블랙핑크는 일찌감치 이런 길을 택했다. 제니, 지수, 리사, 로제는 YG엔터테인먼트와 그룹 활동에 대해서만 재계약하고 솔로 활동은 각자의 소속사에서 하고 있다. 각자 하고 싶은 활동에는 제약이 줄었지만 네 사람의 일정을 한꺼번에 맞추기는 그만큼 어려워졌다.
지난 8일 데뷔 10주년에도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네 멤버가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만났지만 10주년이라는 상징성에 비해 기념 활동이 많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솔로 활동이 본격화된 이후 완전체로 팬들 앞에 서는 횟수 자체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트와이스와 블랙핑크뿐만이 아니다. 2~3세대 아이돌이 잇따라 데뷔 10년을 넘기면서 '활동 중'과 '해체' 사이에 놓인 팀들이 많아졌다. 멤버들은 솔로 가수나 배우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소속사가 달라진 뒤에도 그룹 이름은 그대로 가져간다.
세븐틴은 조금 다르다. 최근 멤버 전원이 재계약을 마쳤고, 지난해 데뷔 10주년을 넘긴 뒤에도 그룹 활동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 10주년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투어를 이어가는 한편, 멤버별 개인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소속사가 달라도 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선례도 이미 많다. 갓세븐은 2021년 멤버 전원이 JYP를 떠났지만 그룹명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고 이듬해 완전체 앨범으로 돌아왔다. 소녀시대 역시 티파니, 수영, 서현 등이 SM 엔터테인먼트를을 떠난 뒤에도 팀을 유지했고 2022년 데뷔 15주년 앨범 'FOREVER 1'(포에버 원)을 발매했다. 마마무도 멤버들의 소속사가 갈렸지만 올해 다시 완전체로 뭉쳐 새 앨범을 내고 월드투어에 나섰다.
빅뱅은 소속사뿐 아니라 멤버 구성까지 달라졌다. 멤버들의 YG 계약이 모두 끝난 가운데 현재는 지드래곤, 태양, 대성 3인이 빅뱅의 이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신곡을 발표하고 약 9년 만의 월드투어도 시작했다.
문제는 그룹 활동의 간격이 더 길어졌을 때다. 몇 년에 한 번씩 모이는 팀도 계속 '현역'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활동이 뜸해졌다는 이유로 굳이 해체를 선언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2NE1을 보면 더욱 그렇다.
2NE1은 2016년 공식 해체했다. 이후 각자의 길을 걷던 네 멤버는 2022년 미국 코첼라에서 예고 없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2024년에는 데뷔 15주년을 맞아 약 10년 만의 단독 콘서트 투어 'WELCOME BACK'(웰컴 백)을 시작했다. 12개 도시에서 27회 공연을 펼쳤고 지난해 서울 KSPO돔 앙코르 공연까지 열었다.
한 번 해체했다고 다시 못 모이는 것도 아니고, 해체하지 않았다고 계속 함께 활동하는 것도 아니다. 예전처럼 재계약에 실패하면 해체하고, 재계약하면 활동을 이어가는 식으로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완전체 활동이 뜸하다고 굳이 팀에 마침표를 찍을 필요는 없다. 반대로 해체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활동 중'이라는 말이 언제까지나 유효한 것도 아니다. 결국 팀을 얼마나 오래 유지했느냐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멤버들이 다시 그 이름으로 모일 수 있느냐가 장수 그룹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윤예진 텐아시아 기자 cristyyo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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