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600억원이 투입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개봉 4주 차 들어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600억원이 투입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개봉 4주 차 들어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6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개봉 4주 차에 접어들며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주연 배우 황정민의 사생활 논란까지 악재로 떠올랐지만, 흥행 하락세는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시작됐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린 데다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세까지 이어지면서 반등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600억원 대작 '호프'는 희망이었는데…황정민까지 덮친 운수 나쁜 여름 [TEN스타필드]
'호프'는 개봉 사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200만 고지까지 넘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개봉 2주 차 주말 관객 수는 첫 주보다 약 49% 줄었고, 3주 차에는 전주 대비 다시 56% 감소했다. 첫 주말과 비교하면 3주 차 주말 관객은 약 77% 빠졌다.

초반 흥행 동력이 약해진 배경으로는 작품을 둘러싼 엇갈린 반응이 꼽힌다. 나홍진 감독 특유의 연출과 세계관을 두고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호평이 나왔지만, 긴 러닝타임과 무거운 분위기, 서사의 완성도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작품의 설정과 결말을 해석하는 글이 이어졌고 일부 관객의 반복 관람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관심이 폭넓은 관객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대중적인 입소문으로 확장되지는 못했다. 작품에 관한 논의는 활발했지만, 관람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만들어내지는 못한 것이다.

반등이 필요했던 시점에는 경쟁작들도 잇달아 개봉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대규모 마케팅과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스포일러를 피하려는 관객들이 개봉 초반 몰렸고, 관련 콘텐츠도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반면 '호프'는 작품성과 해석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졌지만 즉각적인 관람을 유도할 요소는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가다. 관객들이 영화 선택을 미루는 동안 상영관과 화제성은 자연스럽게 신작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 IMAX 등 특별관 수요까지 분산됐다. 같은 날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도 극장에 걸리면서 가족 관객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성인 관객부터 가족 단위 관객까지 여러 작품으로 분산되면서 '호프'가 흥행 흐름을 되돌릴 여지는 더욱 줄었다.
600억원이 투입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개봉 4주 차 들어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 사진=플러스엠
600억원이 투입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개봉 4주 차 들어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 사진=플러스엠
이런 가운데 주연 배우 황정민의 사생활 논란까지 불거졌다. 작품보다 배우 개인을 둘러싼 의혹이 더 큰 관심을 받으면서 영화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다만 '호프'의 관객 감소는 논란이 제기되기 전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황정민의 개인사를 흥행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시작된 하락세에 추가 악재가 겹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결국 '호프'는 작품에 대한 강한 호불호를 대중적인 흥행 동력으로 전환하지 못한 가운데 경쟁작들의 공세와 주연 배우의 사생활 논란까지 맞닥뜨렸다. 막대한 제작비와 초반 흥행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 성적이 실패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손익분기점 돌파를 위해서는 개봉 4주 차 이후 뚜렷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작품 안팎의 악재가 이어진 올여름, '호프'는 여러모로 운이 따르지 않은 작품이 됐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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