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초반 흥행 동력이 약해진 배경으로는 작품을 둘러싼 엇갈린 반응이 꼽힌다. 나홍진 감독 특유의 연출과 세계관을 두고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호평이 나왔지만, 긴 러닝타임과 무거운 분위기, 서사의 완성도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작품의 설정과 결말을 해석하는 글이 이어졌고 일부 관객의 반복 관람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관심이 폭넓은 관객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대중적인 입소문으로 확장되지는 못했다. 작품에 관한 논의는 활발했지만, 관람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만들어내지는 못한 것이다.
반등이 필요했던 시점에는 경쟁작들도 잇달아 개봉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대규모 마케팅과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스포일러를 피하려는 관객들이 개봉 초반 몰렸고, 관련 콘텐츠도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반면 '호프'는 작품성과 해석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졌지만 즉각적인 관람을 유도할 요소는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가다. 관객들이 영화 선택을 미루는 동안 상영관과 화제성은 자연스럽게 신작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 IMAX 등 특별관 수요까지 분산됐다. 같은 날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도 극장에 걸리면서 가족 관객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성인 관객부터 가족 단위 관객까지 여러 작품으로 분산되면서 '호프'가 흥행 흐름을 되돌릴 여지는 더욱 줄었다.
결국 '호프'는 작품에 대한 강한 호불호를 대중적인 흥행 동력으로 전환하지 못한 가운데 경쟁작들의 공세와 주연 배우의 사생활 논란까지 맞닥뜨렸다. 막대한 제작비와 초반 흥행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 성적이 실패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손익분기점 돌파를 위해서는 개봉 4주 차 이후 뚜렷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작품 안팎의 악재가 이어진 올여름, '호프'는 여러모로 운이 따르지 않은 작품이 됐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