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의 연출을 맡은 이승영 감독. / 사진 제공=SBS
'김부장'의 연출을 맡은 이승영 감독. / 사진 제공=SBS
"제가 '김부장'에 합류하게 된 건 주연 배우 캐스팅과 편성이 거의 확정된 이후였어요. 코미디와 액션은 생소한 분야였던 만큼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했습니다. 그런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네요."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의 연출을 맡은 이승영 감독은 그간 '트레이서', '보이스2' 등 범죄 스릴러 장르를 주로 선보여 왔다. 그러던 중 "네가 연출하면 잘할 것 같다"는 제안을 받고 '김부장'의 메가폰을 잡게 됐다. '김부장'은 평범한 가장 김부장(소지섭 분)이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액션 드라마다. 화려한 액션과 통쾌한 서사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김부장'은 최고 시청률 23.1%를 기록했다.

흥행 소감을 묻자 이 감독은 거듭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방영 초반부터 예상보다 높은 시청률이 나오자 기쁨과 동시에 놀라움을 느꼈다고도 했다. 실제 '김부장'은 1회 9.5%, 2회 15.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초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1회 시청률을 보고서는 작품 홍보에 힘써주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컸어요. 그런데 2회 시청률이 갑자기 급등한 걸 보고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2주 차부터는 마냥 기쁘기보다는 긴장된 마음으로 흥행 추이를 지켜봤던 것 같아요. 하하."
이승영 감독은 '김부장'에서 다양한 액션 신을 선보이며 연출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 사진 제공=SBS
이승영 감독은 '김부장'에서 다양한 액션 신을 선보이며 연출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 사진 제공=SBS
'김부장'은 매회 대규모 액션 신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 감독은 완성도 높은 액션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던 비결로 '팀워크'를 꼽았다. 대본, 무술, 촬영 등 각 분야 스태프들이 열린 자세로 의견을 주고받고 이를 적극 수용하는 과정이 좋은 결과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가장 애착이 가는 액션 신으로는 10회 '케이지 액션' 장면을 언급했다.

"제가 추구하는 액션은 인물의 감정이 함께 표현되는 액션이에요. 이야기와 캐릭터, 액션이 함께 움직여야 하죠. 그런 점에서 케이지 액션은 부성애와 우정이 충돌하는 감정까지 담겨 있어서 좋았어요. 액션 자체보다 배우들의 뜨거운 얼굴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AI 기술을 접목한 대규모 액션 시퀀스도 주목받았다. 1회에서 소지섭의 극 중 북한 생활 시절을 그린 차량 폭발과 총격 등 대규모 시퀀스 일부를 AI로 구현하면서 새로운 기술 활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 것.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실제로 촬영하려면 제작비 부담이 너무 컸다"며 AI 활용이 불가피했던 이유를 밝혔다.

"실제 촬영을 하려고 하니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서 다른 회차 제작에도 영향을 줄 정도였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AI를 활용하게 됐습니다. 물론 저도 실제 현장의 땀 냄새 나는 서사와 리얼리티를 AI가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극히 일부만 AI를 활용한 이유입니다."

'김부장'의 흥행과 함께 시즌2를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결말을 두고는 "시즌2를 염두에 둔 떡밥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지만 이 감독은 "딱히 의도한 건 아니다. 그냥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다만 시즌 2에 대한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에는 후반 작업도 해야 했고 흥행 추이도 계속 지켜봐야 해서 정신이 없었어요. 시즌2 이야기는 종영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승영 감독이 '김부장' 시즌 2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 제공=SBS
이승영 감독이 '김부장' 시즌 2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 제공=SBS
인터뷰 내내 '김부장' 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그는 소지섭과 함께 촬영 현장에서 느꼈던 감동적인 순간도 떠올렸다. 이 감독은 한겨울 비가 내리는 장면을 촬영했던 날 누구 하나 불평없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비를 뿌리면 바로 얼어요. 바닥이 얼면 스태프들이 계속 염화칼슘을 뿌리고 치우는 일을 반복하는 거예요. 그런데 누구 하나 인상을 쓰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더라고요. 소지섭 배우와 그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프로페셔널한 팀의 일원이라는 게 참 벅차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렇다면 감독 이승영에게 '김부장'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그는 '김부장'에 대해 "저의 연출 세계를 확장시켜 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장르만 주로 연출해 온 그는 '김부장'을 계기로 대중적인 장르에 대한 시야도 넓어졌다고 했다. 이어 차기작으로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요즘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느껴져서 그런가, '위로'의 가치를 생각하게 됐어요. 누군가 제 작품을 봤을 때 '나를 알아주고 있구나', '나를 위로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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