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JTBC 토일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이하 '강회장')을 연출한 고혜진 감독을 만났다. '강회장'은 대기업 최성그룹 회장 강용호(손현주 분)가 사고로 20대 축구 선수 황준현(이준영 분)의 몸에 들어가 원치 않는 2회차 인생을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혼 체인지 드라마다. JTBC에서 최고 시청률 26.9%를 기록한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가 산경이 쓴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이다.
마지막회 결말을 두고 호불호가 갈린 것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황준현과 있지(ITZY) 류진의 영혼이 바뀌며 마무리되는 엔딩에 대해 고 감독은 "유쾌하게 웃으며 끝내는 게 목적이라 처음과 끝을 영혼 체인지 박치기로 마무리 한 거였는데, 생각보다 시청자들이 황준현 캐릭터에 마음을 많이 주셨더라. 우리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온갖 악행을 저지르던 빌런들의 파멸과 개과천선이 급작스럽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창작자의 욕심이었고, 나의 미숙함이었다"며 "강용호가 원래 몸으로 돌아온 뒤 아내 조선희(윤유선 분)와 만나는 장면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넣지 못한 게 아쉽다. 강용호의 순정 멜로를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실 줄 예상하지 못했다. 쓴소리도 좋은 양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롤을 맡았던 이준영에 대해서는 "말해 뭐하나. 제일 장면도 많고 두 작품을 오가며 촬영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싫은 소리 한 번을 안 했다. 한 순간도 나태해지지 않고 불사르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정말 힘이 많이 됐고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혜진이 연기한 강재경은 고 감독의 '최애 캐릭터'였다. 고 감독은 "그녀의 연기를 원래도 좋아했지만, 이번에 더욱 좋은 배우라고 느꼈다. 편집 순서에 대해 의견이 달랐던 장면이 있는데, 그녀가 제시한 방식이 훨씬 좋았다. 그녀에게 사랑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에 대해 고 감독은 "토요일에 영향이 있긴 했지만, 이 시간대에 TV를 틀어서 시청하는 전체 파이가 늘어난 것이라 생각하려 했다. 시청률 그래프가 넘어오는 걸 보면서 최대한 좋은 영향이었겠거니 생각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JTBC를 둘러싼 회생 절차 사태 속 안팎의 시선에 대한 우려와 부담감에 대해서도 말했다. 고 감독은 "기쁨과 걱정이 동시에 오갔다. 채널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작품을 보는데 방해가 될까 봐 걱정이 되긴 했다"고 말했다.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이야기를 많이 나눌 시간이 없었다. 채널에 관한 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앞으로 나는 어떤 대본을 봐야 하지'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무사히 끝낼 수 있었던 게 천만다행이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예능·드라마 조연출을 거쳐 지난해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로 연출 데뷔를 치른 고 감독에게 '강회장'은 첫 메인 드라마 연출작이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장르가 명확하다. 그런데 '강회장'은 스릴러, 가족물, 로코를 왔다갔다 한다. 이걸 정신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는데, 다행히 잘 봐주셨더라. 오히려 시청자들은 다양한 볼거리를 좋아한다는 걸 배웠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깨게 해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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