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5'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토이 스토리5'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토이 스토리'는 1995년 첫 컴퓨터 그래픽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세상에 등장했다. 31년째인 올해 다섯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부모와 함께 토이스토리1을 보던 그 세대가 이젠 자녀의 손을 잡고 '토이스토리5'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장난감을 둘러싼 이야기도 달라졌다.

'토이 스토리5'는 개봉 초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17일 개봉 첫날 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데 이어 개봉 이틀 만에 누적 관객 수 15만 명을 돌파했다. '토이 스토리4'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지만 관심은 여전하다.

예고편을 보면 '토이 스토리5'는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의 등장으로 존재의 위기를 맞은 장난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이들의 시선은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닌 전자기기로 향한다. 제시를 비롯한 장난감들은 새로운 시대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필요를 고민하게 된다.
'토이 스토리5'는 현 세대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토이 스토리5'는 현 세대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상적인 것은 세월의 흔적을 장난감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방식이다. 우디는 배가 나오고 머리가 벗겨졌다. 한때 최첨단 장난감이었던 버즈는 페어링할 수 없는 구세대 장난감이다. 제시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세 명의 주인을 거치며 낡은 장난감이 됐다. 30년간 관객이 지나온 긴 시간이 장난감에도 고스란히 축적돼 있다.

'토이 스토리5'는 현 세대의 변화도 날카롭게 포착한다. 아이들은 이제 전자기기에 몰두한다. 보니 역시 전자기기에 빠져든다.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하지만 영화는 전자기기를 무조건 악역으로 규정하거나 단순히 "옛날이 좋았다"는 식으로 흐르지 않는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장난감들의 상실감과 함께 릴리패드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유도 보여준다.

영화 속 장난감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우디로 대표되는 헝겊 인형 세대, 구세대 전자 장난감 세대, 그리고 릴리패드로 상징되는 신세대 디지털 기기 세대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끊임없이 충돌하지만, 결국 주인을 향한 우정과 사랑은 동일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놀이의 방식도 달라지지만, 관계를 맺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우디에서 제시로 이어지는 세대 교체도 자연스럽다. 영화는 제시의 활약을 통해 그가 새로운 중심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시는 과거 주인에게 버려졌던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한다. 다음 시리즈를 책임질 인물로 충분한 설득력을 확보한 셈이다.
'토이 스토리5'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토이 스토리5'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다만 다른 장난감의 매력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토이 스토리'의 매력은 우디, 버즈를 비롯해 렉스, 햄, 슬링키 등 다양한 장난감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발휘하며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었다. 반면 이번 작품은 일부 캐릭터의 서사에 집중하면서 기존 장난감들의 존재감이 크게 줄었다.

버즈 군단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부 구간 역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시즌1 속 버즈의 설정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지만, 반복되는 전개가 다소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곳곳에 웃음 포인트를 심어뒀음에도 영화 전체의 리듬감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토이 스토리5'는 왜 이 시리즈가 30년 동안 사랑받아 왔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장난감들은 낡았고 세상은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다. 그러나 장난감들이 전하는 우정과 사랑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토이 스토리5'는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오랜 시간 함께한 관객에게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를 건넨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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