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사진=텐아시아 DB
리센느/ 사진=텐아시아 DB
K팝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며 시장 규모도 커졌지만, 중소 기획사들이 직면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컴백 쇼케이스 무대를 준비하는 데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들고, 뮤직비디오 제작 비용과 마케팅, 인건비까지 더하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중소기획사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문체부는 최근 리센느, 싸이커스, 튜넥스, 키라스, 캔트비블루, 82메이저, 빅오션, 유스피어, 엑신, 에잇턴 등 10개 팀을 선정했다. 선정된 중소 기획사에는 연간 최대 3억 원이 지원된다. 성과에 따라 최대 3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에 3억 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쇼케이스를 한 번 준비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대관처마다 차이가 크지만 소규모 공연장은 수천만 원, 중형 공연장은 1억원 이상이 들기도 한다. 무대에 설치하는 세트 규모에 따라 비용은 더 늘어난다.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들은 뮤직비디오 한 편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기도 한다. 중소 기획사들이 대형 기획사의 퀄리티를 따라가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 보이그룹의 경우 데뷔 당시 뮤직비디오 제작에 1억 원 정도를 들였다. 중소 회사 입장에서는 큰돈"이라고 전했다.
82메이저/ 사진=그레이트엠엔터테인먼트
82메이저/ 사진=그레이트엠엔터테인먼트
다만 업계는 이번 사업이 근본적인 격차를 해소하기는 어렵더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3억 원으로 대형 기획사와 경쟁하긴 어렵지만, 한 번 더 컴백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신인 그룹의 경우 잦은 컴백을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고 팬덤을 키워가야 하는 만큼, 초반 활동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중소 기획사들에게는 이번 지원이 더욱 반갑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받으면 한 번 실패하더라도 다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며 "그래서 중소 기획사들이 투자 유치에 매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희 문체부 콘텐츠미디어산업관 역시 사업을 발표하며 "K팝이 세계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의 허리인 중소 기획사가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신규 사업을 통해 또 다른 '중소의 기적'이 탄생해 k팝의 미래를 끌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대형 기획사와의 경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활동 기반 마련에 있다. 중소 기획사들이 한 번의 실패로 무너지지 않고 다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중소의 기적'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지금, 이번 지원이 K팝의 다음 주자를 키워내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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