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 사진제공=KBS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 사진제공=KBS
2026 KBO리그가 역대 최소 경기 4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송사들 역시 프로야구 중계 편성을 확대하며 흥행 열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야구 중계 확대가 모든 프로그램에 호재로 작용한 것은 아니다.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금요일 야구 중계 여파로 시간대를 옮긴 데 이어 결국 방송 요일까지 변경하게 됐다.
시청 0.7%까지 추락…'편스토랑' 울고 야구는 웃었다, 딜레마 빠진 KBS [TEN스타필드]
'편스토랑'은 2019년 첫 방송 이후 KBS 금요일 밤을 책임져 온 장수 예능이다. 스타들이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하고 이를 실제 상품으로 출시하는 포맷으로 꾸준한 시청층을 확보했다. 화제성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초까지도 3% 안팎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이어왔다.

변수는 올해부터 시작된 금요일 프로야구 중계였다. KBS가 '불금야구'라는 이름으로 금요일 저녁 KBO리그 중계를 정규 편성하면서 '편스토랑'은 기존 오후 8시 30분에서 오후 9시 40분으로 방송 시간을 옮겼다. 야구 중계 이후 방송되는 구조로 금요일 편성을 유지하려 한 것이다.

문제는 야구 중계의 종료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프로야구 경기는 평균 3시간 안팎으로 진행되지만, 연장전이나 접전 양상에 따라 4~5시간 이상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기 흐름에 따라 후속 프로그램 편성이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매주 같은 시간에 시청자를 만나는 예능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고정 시청층을 유지하기 어려운 조건이 됐다.

지난 5월 8일 방송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된 사례였다. 이날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연장 접전 끝에 5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후속 프로그램 편성이 줄줄이 밀렸다. '편스토랑'은 밤 11시를 넘긴 시간에 방송됐고, 결국 역대 최저 시청률인 0.7%를 기록했다.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 사진제공=KBS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 사진제공=KBS
후속 프로그램인 '더 시즌즈' 역시 영향을 받았다. 편성이 밀리며 다음 날 오전 1시가 넘어서야 방송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야구 중계 하나가 금요일 밤 KBS 예능 편성 전체에 변수를 만든 셈이다.

시간대를 오후 9시 40분으로 옮긴 뒤에도 회복세는 제한적이었다. 5월 8일 최저 시청률 이후 시청률은 1.9%, 2.2% 수준까지 일부 반등했지만, 기존 3%대를 기록하던 때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야구 중계 이후 방송되는 구조상 경기 종료 시간에 따라 방송 시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부담도 계속됐다.

결국 KBS는 다시 한 번 편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편스토랑'은 6월부터 금요일을 떠나 목요일로 방송 요일을 변경한다. 올해 들어 한 차례 시간대를 조정한 데 이어 이번에는 요일 자체를 바꾸게 된 것이다. 금요일 야구 중계 확대 이후 이어진 시청률 하락세와 불규칙한 편성 리스크를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물론 '편스토랑'의 부진을 모두 야구 중계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편스토랑' 역시 방송 7년 차에 접어들며 포맷의 신선함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레시피 공개와 상품 출시라는 기본 구조가 장기간 반복되면서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이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다만 최근 시청률 하락 폭을 콘텐츠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금요일 편성 변경 이후 시청률이 눈에 띄게 하락했고, 야구 중계에 따른 불규칙한 방송 시간이 고정 시청층 이탈을 키운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즉 '편스토랑'의 위기는 프로그램 내부 동력 저하와 외부 편성 변수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KBS 입장에서도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KBO리그 흥행은 방송사에 분명한 기회다. 높은 관심을 받는 스포츠 중계는 실시간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카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랜 시간 채널의 한 축을 맡아온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층이 흔들린다면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야구와 예능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일이 아니다. 야구 흥행을 활용하면서도 기존 예능 시청층을 지킬 수 있는 편성 전략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중계 편성의 유동성을 감안한 후속 프로그램 배치, 요일별 시청층 분석, 플랫폼별 다시보기 소비 전략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KBO리그의 흥행은 방송사에 새로운 기회를 안겼지만, 동시에 기존 편성 질서에는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편스토랑'의 목요일 이동은 그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금요일 밤을 지켜온 장수 예능이 새 시간대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KBS가 야구와 예능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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