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C '오십프로' 캡처
사진 = MBC '오십프로' 캡처
첩보 조직의 전설적인 인물들이 과거의 치명적인 작전 실패 이후 각자의 정체를 숨긴 채 소시민으로 살아가다 운명적인 재회의 서막을 열었다.

지난 22일 밤 9시 50분 방송된 MBC '오십프로'(연출 한동화/극본 장원섭)1회에서는 10년 전 국가적 명운이 걸린 마약 거래 정보가 담긴 USB를 차지하기 위해 여객선 위에서 빗속 혈투를 벌였던 남북한 최고 요원들의 강렬한 과거와 애환 가득한 현재의 삶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과거 국가안보실장 권순복(안내상 분)과 국가정보원 대공팀장 조성원(김상호 분)은 배신 요원 한경욱(김상경 분)이 북한 장교와 손잡고 마약을 제조하려는 음모를 막기 위해 공식 문서에도 존재하지 않는 최정예 블랙요원 코드네임 그림자 정호명(신하균 분)을 긴급 투입했다.

이에 맞서 북한 측 리철진(정석용 분)은 남조선 공작에 능한 최고 요원 코드네임 불개 봉제순(오정세 분)을 출격시켰고 한경욱의 음모를 눈치챈 화산파 두목 황화산(김병옥 분)은 독자적으로 물건을 가로채기 위해 조직의 2인자 강범룡(허성태 분)을 움직였다. 그러나 치열한 각축전 끝에 봉제순이 물건을 쥔 채 행방불명되면서 작전은 대실패로 끝났고, 권순복이 살해당하는 미궁 속에서 세 남자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사진 = MBC '오십프로' 캡처
사진 = MBC '오십프로' 캡처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현재, 과거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영선도라는 섬 공간에 모여 사는 세 남자의 반전 일상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냈다. 전설의 요원 정호명은 오란반점의 주방장이 돼 장인 권 사장(이한위 분)과 아내 권오란(신동미 분)의 구박을 받으며 짜장면을 만들고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병원에서 남성 갱년기 진단까지 받아 아지트에서 술 대신 약을 삼키는 처량한 처지가 됐다. 과거의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린 봉제순은 공장 사람들의 멸시를 견디는 유약한 말단 직원이 되어 과거의 성 정체성이 기억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조언에 여장까지 감행하는 기행을 벌였다. 정호명의 뒤를 치러 왔던 조폭 강범룡 역시 과거를 청산하고 친절 타이틀에 집착하는 편의점 점주로 변신해 부하 마공복(이학주 분)이 "전 더 이상 편돌이로 못 산다"고 선언하게 만드는 짠내 나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들의 정체된 삶은 임천지검 강영애(김신록 분) 검사가 의문의 자살 사건을 추적하고, 임천시장 후보가 된 한경욱의 배후를 의심하던 조성원이 정호명에게 접근해 과거 흑진주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정호명은 당장 작전을 개시하자고 재촉했으나 조성원이 만류하자 "시간 더 가기 전에 뭐라도 좀 해보자. 나 얼마 전에 갱년기 판정받았어"라고 울먹이며 아들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상습 고액 외상 업체인 사채 조직 헤븐캐피탈로 향했다.

같은 시각 봉제순은 조카 허남일(김성정 분)이 집문서를 담보로 가로챈 돈을 찾기 위해 동한 소굴에 들어섰다가 깡패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고 각성한 봉제순이 과거 불개의 본능을 되살려 순식간에 사채업자들을 제압하는 순간 외상값을 받으러 진입한 정호명이 그 현장을 목격했다. 정호명은 10년간 찾아 헤맨 숙적의 얼굴을 단번에 알아보고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임채령 텐아시아 기자 syjj426@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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