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황석호 역을 맡은 이상이. / 사진제공=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황석호 역을 맡은 이상이. / 사진제공=티빙
밀리터리 소재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비결은 단순히 병사들의 희로애락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병사들을 이끄는 '간부'의 존재감도 작품의 색깔과 몰입도를 좌우한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이상이, '신병3'의 오대환 'D.P'의 손석구는 서로 다른 리더십과 독보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했다.
배우 이상이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 특별 출연으로 재미를 더했다. / 사진='취사병 전설이 되다' 영상 캡처
배우 이상이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 특별 출연으로 재미를 더했다. / 사진='취사병 전설이 되다' 영상 캡처
이상이는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지적이면서도 엄격한 중대장으로 분해 극의 신뢰감을 더했다. 그가 그려낸 중대장은 스마트한 인물이다. 때로는 깐깐한 잣대로 병사들을 엄하게 다스리기도 하지만, 결코 무지성으로 군기를 잡지는 않는다.

그의 진가는 미식가적 기질이 발휘될 때 빛을 발한다. 이병 강성재(박지훈 분)에게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려주는가 하면, 라면에는 터뜨리지 않은 계란만 올려 먹기도 하는 깐깐한 입맛으로 밀리터리 쿡방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특별출연인데도 불구하고, '특별 주연'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많은 분량을 높은 캐릭터 몰입력으로 소화해냈다.
오대환이 '신병3'에서 인간미 있는 군인 역할을 선보였다. / 사진='신병3' 영상 캡처
오대환이 '신병3'에서 인간미 있는 군인 역할을 선보였다. / 사진='신병3' 영상 캡처
'참군인'의 면모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배우도 있다. '신병'에 조백호 역으로 시즌3부터 새롭게 합류한 오대환이다. 극 중 조백호는 삭막한 군대라는 공간에서 보기 드물게 인자하고 감성적인 중대장 캐릭터다.

오대환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일상적인 코믹함을 살려냈다. 그의 진짜 매력은 극 중 위기 상황에서 더욱 나타난다. 평소에는 허허실실 하다가도, 부대에 문제가 생기거나 어려움을 겪는 부대원이 있을 때는 눈빛을 바꾸며 단호하게 대처한다.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동시에 잡은 대목이다. "힘든 걸 이용하는 게 아니라 힘든 걸 덜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손석구가 'D.P.'에서 변모하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손석구가 'D.P.'에서 변모하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D.P.' 속 손석구의 중대장 연기는 군대 안의 지독한 현실을 대변한다. 극 초반 임지섭 대위(손석구 분)는 국가나 사명감보다 오직 자신의 실적과 진급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현실주의자다. 부대 내 정치 싸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라인을 타려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분노를 동시에 자아냈다.

손석구의 묵직한 존재감은 극이 전개될수록 그 진면목을 나타낸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얄미운 상사에 불과했던 임 대위가 군인으로서의 책임감을 자각하고, 인간적인 고뇌를 마주하는 과정은 극의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손석구는 냉소적이고 날 선 연기로 극의 텐션을 팽팽하게 유지하며, 변화하는 인물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병사들의 이야기 뒤에서 묵묵히, 혹은 강렬하게 극의 무게중심을 잡아준 이들이 있었기에 K-군대 드라마의 디테일은 한층 더 촘촘해질 수 있었다. 이상이, 오대환, 손석구는 주방과 생활관, 그리고 작전 현장을 아우르며 독보적인 간부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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