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음반 시장 규모가 훨씬 작은 스페인도 국내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의 공연료를 걷고 있다. 스페인 음악저작권협회 'SGAE'가 지난해 관리한 저작물의 공연료 수익은 총 7390만 유로, 한화로 1278억 1152만원이다. 최근 국제음반산업협회 'IFPI'가 발표한 '2026 글로벌 뮤직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세계 10대 음반 시장 중 7위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1위와 2위였지만 스페인은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을 제외한 국가의 자영업자들은 영업장의 종류와 상관 없이 가게마다 월 최소 3~4만원을 공연료로 지불한다. 만약 내지 않고 적발되면 신고당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사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법적 문제가 없으려면 저작권 관리 단체마다 공연료를 따로 내야 하는데, 이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온라인 서비스가 널리 쓰이고 있다. 주요 10개 서비스를 비교해 본 결과 매달 작은 카페 기준, 평균 26달러(한화 약 3만 8474원) 정도를 내면 된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 매장에선 음악 저작권료(공연료)를 지불하지 않을뿐더러, 지불하더라도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4000원(한음저협에 2000원, 실연자 등에게 2000원) 가량을 낸다.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요금 징수 대상이 되는 자영업자들 역시 "이 제도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똑같이 커피를 파는 카페를 운영하는데 빵, 파스타, 샐러드 등 음식 메뉴를 더하면 업종이 '제과점' 혹은 '음식점'으로 바뀌어 저작권료 징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자영업자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문제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전후로 국제 사회에선 국내의 공연료 징수액이 적다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18년 영국 음악저작권관리단체 PRS는 이 법 조항이 국제 조약에 위반된다면서 규정을 재검토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은 "이 조항은 국제법과 한국의 법 체계가 보장하고 있는 '저작물 사용을 허락하고 공정한 보상을 받을 창작자의 기본적 권리'를 훼손한다"면서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법 조항을 재검토하는 일만큼 중요한 건 국내 대중의 저작권 인식 개선이다. 현재 '커피 한 잔' 가격조차도 징수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일부 사업주로부터 물리적으로 위협받는 등 어려움이 있다. 대중의 문화적 혜택이 중요한 건 맞지만, 창작자의 권리 또한 중요하다. 매장마다 3만원은 크지 않은 돈이지만, 전국의 매장에서 징수한 금액을 더하면 창작자에게 돌아가게 될 공연료는 막대해진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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