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생방송 오늘 아침’에는 집단 폭행으로 숨진 김창민 감독의 아버지가 출연해 심경을 밝혔다. 아버지는 “참 안타깝다. 아들이 영화 활동을 하면서 경찰 인권 영화제에서 감독상도 받았다. 조금씩 작품성이 알려지고 세상에 알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 “10월 20일, 장애가 있는 손주가 2박 3일 캠핑을 가기로 해서 준비를 마쳤다. 손주가 말은 잘 못하지만,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아빠 손 잡고 가자고 하니까 거기로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벽 2시경 지구대에서 연락을 받고 응급실로 향했을 때, 아들은 이미 혼수상태였으며 의사와 주치의는 “가망이 없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며칠 뒤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버지는 “억울한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하며, 사건 당시 “식당 안에서 폭행을 당한 후 밖으로 끌려가 CCTV 사각지대에서 추가 폭행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이어 “혹시 기적이라도 일어나길 바라며 연명 치료를 유지했지만, 장기 기증을 결심했기 때문에 장기간 그 상태로 있으면 장기 이식하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하더라. 의사의 얘기를 듣고 뇌사 판정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손주는 사건 이후로 소리도 지르고 불안해하고 왔다 갔다 하고 소변을 보고 정신과 치료 중이고 약도 먹고 있다"며"처음부터 다시 재수사를 해서 이 죽음에 대해서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0일 故 김창민 감독은 아들과 함께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한 식당을 찾았다가 손님과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던 과정에서 주먹으로 가격을 당한 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난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이어 "겉으로는 강해 보였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여린 사람이었다"며 "오빠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께서는 부디 먼 곳에서나마 그의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고 따뜻하게 추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사건 조사 과정에서는 경찰이 김 감독을 특수협박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사건 당일 식당 내부와 폭행이 벌어진 골목 CCTV를 확보·분석했으며, 당시 김 감독은 발달장애 아들과 식당을 찾았다가 시비가 붙었다. CCTV에는 김 감독이 식당 밖에서 A씨 일행과 담배를 피운 뒤 테이블에서 무언가를 집어 들고 달려가는 장면이 담겼으나 직접 휘두르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B씨가 그의 목을 조르는 장면, 그리고 김 감독이 골목으로 끌려가는 장면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반려됐다. 이후 A 씨와 B 씨 두 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다시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유족은 경찰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폭행 당시 가해자가 최소 6명이었음에도 1명만 피의자로 특정됐고, 유리한 정황이 주요 증거로 채택돼 구속영장 기각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아버지는 8일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초동 수사가 미흡했기 때문에 그것을 번복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던 것 같다”며 “피의자들을 불구속 수사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그는 “발달장애 손자가 사건을 현장에서 목격한 후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약을 먹고 있다”고도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현재 경기북부경찰청은 구리경찰서 관계자들을 상대로 감찰을 진행 중이며, 검찰은 전담팀을 꾸려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사건 당시 현장을 목격한 김 감독의 아들 D씨(21)를 불러 조사하는 등 진상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조나연 텐아시아 기자 nyblueboo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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