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동윤이 감독으로서 선보이는 첫 장편 연출작 '누룩'이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장동윤이 감독으로서 선보이는 첫 장편 연출작 '누룩'이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왕사남' 떠난 자리, 4월 극장가는 '버티기 모드'…'체험·추억·독점'으로 자구책 마련[TEN스타필드]
1500만 관객을 홀린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으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3월을 보낸 극장가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추운 4월을 맞이하고 있다. 대작이나 기대작이 없는 '신작 기근' 상태에 빠진 것이다. 극장 3사는 각자의 생존 카드를 꺼내 들며 본격적인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신작이 없다면 체험과 추억, 그리고 독점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엔하이픈: 이머전 인 시네마' 포스터. / 사진제공=CGV
'엔하이픈: 이머전 인 시네마' 포스터. / 사진제공=CGV
CGV는 '체험형 콘텐츠' 강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각적·청각적 쾌감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CGV는 스크린X, 4DX 등 기술특별관 포맷을 앞세워 공연 실황 '엔하이픈: 이머전 인 시네마', '원 오크 록 디톡스 투어 인 시네마'을 선보인다. '기동전사 건담', '런닝맨: 라이트&쉐도우' 등 탄탄한 팬덤을 가진 애니메이션도 스크린에 건다. 여기에 명작으로 꼽히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국내 최초로 개봉한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현실의 잔혹함을 더욱 실감하게 하는 영화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 4월 1일 롯데시네마에서 재개봉한다. /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 4월 1일 롯데시네마에서 재개봉한다. /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롯데시네마는 '타깃의 다양화, 취향의 세분화'를 타개책으로 내세웠다. 향수를 자극하는 명작 재개봉부터 화제의 외화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어 관객들의 취향을 폭넓게 저격하며 감성과 실리를 모두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시네마는 장국영의 기일인 4월 1일에 맞춰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을 재개봉한다. 또한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쇼' 등 시대를 풍미한 명작들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상영한다. 원작보다 선명한 화질로 명작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시네필들의 욕구를 조준한 것이다. 여기에 긴장감 있는 스릴과 속도감 있는 액션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노멀'을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기온이 따뜻해지며 외출이 잦아지는 시기인 만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 그리고 여러 세대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작품 등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메가박스의 '메가 온리' 4월 라인업. / 사진제공=메가박스
메가박스의 '메가 온리' 4월 라인업. / 사진제공=메가박스
메가박스는 '단독 상영' 강화로 차별화를 꾀했다. 무려 9편에 달하는 단독 상영작을 통해 타 극장과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모양새다.

메가박스의 단독 상영작 9편은 쿠엔틴 타란티노, 웨스 앤더슨, 기예르모 델 토로, 미야자키 하야오 등 거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 '포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불리는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신작 등으로 구성됐다.'킬 빌' 무삭제 완전판부터 디즈니 시네마 기획전까지, 영화 마니아들이 열광할 만한 라인업이 돋보인다. 여기에 배우 장동윤의 장편 연출 데뷔작 '누룩'을 단독 개봉하며, 연기자가 아닌 감독으로서 그의 시선도 보여준다. 막걸리 양조장을 배경으로 한 이 소박한 가족극은 대작 없는 4월 극장가에서 관객들에게 작지만 신선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월 극장가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신작의 부재 속에서, 극장만이 줄 수 있는 '본연의 매력'으로 얼마나 관객을 끌어당기느냐가 생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비록 화려한 신작은 없지만, 특수 포맷과 고화질 명작, 그리고 개성 있는 단독 상영작으로 채워진 극장가의 분투는 위기를 돌파하는 또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버티기' 끝에 올 진짜 봄날을 기다리며, 극장들은 치열하게 4월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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