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시대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과거 "예능인인지 감독인지 헷갈린다"는 짓궂은 농담을 특유의 '깔깔이' 웃음으로 받아넘기던 그는 이제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연출자가 됐다. '왕과 사는 남자'의 대흥행으로 그의 전작들도 재조명받고 있다. 전 재산 300원을 위해 목숨을 걸던 백수 이야기부터 희망을 잃지 않고 도전하는 청춘의 이야기까지, 1300만 관객의 마음을 훔치기까지 장항준이 쌓아왔던 작품 세계관을 돌아봤다.
이 작품은 거창한 대의명분 대신 '개인의 자존심'이라는 지극히 사소하고도 본질적인 지점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남들에겐 고작 300원일지 모르나 누군가에겐 생존의 이유가 되는 설정,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극은 '장항준식 상황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준다. 차승원, 박영규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카메오로 출연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 '청년 장항준'을 발견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지금과 비교해 연기력도 비주얼도 큰 차이 없는 신인 유해진의 모습도 관전 포인트다.
장항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 본성의 나약함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비극을 묵직한 필치로 담아냈다. 초반부의 팽팽한 긴장감과 후반부의 몰아치는 반전은 그가 단순히 웃음만 주는 연출가가 아니라, 서사를 장악하는 힘이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입증했다. '장항준이 이런 것도 할 줄 아냐'는 반응을 자아내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확장시킨 작품이다.
장항준의 시선은 과한 영웅주의나 신파에 함몰되지 않는다. 대신 담백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과정의 가치를 조명한다.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는 결과에 매몰된 우리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장항준 특유의 낙천성이 실화가 주는 묵직한 감동과 만나 시너지를 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따라 오는 4월3일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이들을 비웃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대신 특유의 따스한 유머로 그들의 결함을 감싸 안는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작지만 위대한 승리'에 주목한다. 이러한 '인간미 넘치는 연출관'은 '왕과 사는 남자'의 1300만 성과를 이룩한 강력한 토대가 됐다. 관객들은 그의 영화를 통해 부족함을 위로받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 24년 전 라이터를 켜던 그 소년 같은 열정으로 대중의 마음을 지펴온 장항준의 '꿀팔자'는 사실 지독한 인간 탐구와 진심 어린 연출이 만들어낸 결과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이동휘. 결국 고개 숙였다…"여러모로 민폐 끼쳐 정말 죄송한 마음" ('메소드연기')[인터뷰 ③]](https://img.tenasia.co.kr/photo/202603/BF.43626314.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