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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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 왜 국내에서 사연까지 이뤄질 수 있는지 그 인기 이유가 납득된다. 무대 구성과 연출은 정성스럽고 스토리 짜임새는 촘촘하다. '악'(惡)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지만, 마냥 어둡지만도 않다. 여기에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메시지까지 관객들에게 전달하려 하는 것들을 145분 안에 전부 담아냈다.

지난해 10월부터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뮤지컬 '데스노트'는 2015년 호리프로가 만든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우연히 발견한 데스노트를 손에 넣고 사회의 악을 처단하는 정의를 실현하려는 '야가미 라이토'와 그를 추적하는 명탐정 '엘(L)'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다루는 작품이다.

라이토는 세상의 부패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정의감이 강한 천재 고등학생이다. 그는 우연히 이름을 적으면 그 사람이 죽게 되는 노트를 손에 쥐게 된다. 라이토는 범죄자들의 이름을 적어 죽이기 시작하며, 스스로 새로운 세상의 신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동시다발적으로 사람이 죽어 나가자 국제 수사기관은 정체불명의 천재 탐정 엘에게 사건을 맡긴다. 라이토와 엘은 서로의 정체를 의심하면서 치열한 심리전과 두뇌 싸움을 펼친다. 이때 또 다른 데스노트를 가진 아이돌 아마네 미사가 등장하면서 사건은 복잡해진다.
사진=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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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건 무대 구성이다. 이 작품은 무대 위에 어떠한 구조물도 없다. 오직 바닥과 천장, 정면에 LED(비디오아트)를 깔아 현실과 초현실 사이를 표현해 극 초반부터 관객들을 일본 원작 속으로 빨아들였다. 라이토가 데스노트를 얻고 정의를 다짐할 땐 영상 안에서 문이 열리고 그 사이로 하얀 LED 빛이 그려졌다. 때때로 송출된 뉴스 속보는 '화면 속 화면'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제공했고, 라이토와 엘의 테니스 대결 신에선 테니스 코트 바닥이 90도로 전환되는 영상이 그려져면서 공수 교대를 완성했다.

장면들마다 등장하는 소품들에선 세심한 정성도 느껴졌다. 라이토의 방과 수사 기관 등은 주로 어두운 배경을 띈다. 그 어둠을 뚫고 라이토의 책상, 소파, 수사 기관 내부에 있는 책장 등은 세밀하게 연출돼 몰입을 배가시켰다. 라이토가 노트에 이름을 적을 때마다 나오는 필기 소리 효과음도 놓치지 않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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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주인공 라이토와 엘 만큼이나 관객들의 주목을 받은 캐릭터는 바로 라이토와 미사의 '사신' 류크와 렘이다. 류크는 만악의 근원 답게 기괴한 얼굴을 하고 있다. 올블랙 룩에 어깨에는 검은 깃털을 단 채 거친 목소리를 뿜어낸다. 이런 류크의 이미지와 작품의 내용 때문에 공연이 진행되는 145분 내내 애드리브 하나 없을 것 같지만, 류크가 관객들을 가장 많이 웃게하는 반전을 만든다. 렘 역시 미사가 착각에 빠졌을 때 "아니라고"를 반복하며 현실을 자각하게 만들면서 감초 역할을 더했다.

이번 사연은 7개월에 걸친 장기 공연이다. 이로 인해 '퀸튜플 캐스팅'이라는 방식이 도입됐다. 관객들과 만나는 기간이 길어 공연 기간 중 배우들이 추가로 합류하는 구조다. 라이토 역에 조형균, 김민석, 임규형이 1차로 열연했다면, 2차에는 규현, 김민석, 임규형이, 3차에는 고은성이 추가되는 식이다. 때문에 긴 공연 기간 동안 다양한 배우들의 각각 다른 연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모은다.

한편, 뮤지컬 '데스노트'는 오는 5월 10일까지 신도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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