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반려견 갱생 리얼리티 '개와 늑대의 시간2' 5회에서는 대구 개토피아 가족의 일상이 공개됐다. 스탠더드 푸들, 달마티안, 래브라도 리트리버, 도베르만까지 네 마리의 대형견이 함께 살아가는 398평 규모의 개토피아. 천국처럼 보였던 이 공간의 질서는 위계 아래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보호자는 자신에게 서슴없이 입질하는 푸들을 향해 반복해서 "이기적이다"라고 말했다. "영원히 내 개가 아닌 것 같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푸들은 이미 마음에서 멀어진 존재처럼 취급됐다. 보호자는 4년 2개월 동안 "푸들에게 물린 횟수만 50번이 넘는다"며 푸들을 늑대라고 확신했다.
반면 달마티안의 공격성과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보호자의 말과 행동을 가장 잘 따르고 곁을 지키는 달마티안은 충견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행동에는 자연스럽게 정당성이 부여됐다. 그 과정에서 푸들은 달마티안에게 반복적으로 공격당했고, 상처로 인해 생긴 붉은 얼룩이 몸 곳곳에 남아있었다.
보호자는 "세상에 나쁜 개는 있어요"라며 푸들의 문제 행동을 고칠 수 없는 존재로 단정했다. 그러나 방문 솔루션이 시작되자 장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다른 개들로부터 분리한 채 푸들과 보호자만 남은 시간, 보호자가 호통과 명령 대신 안정적인 톤으로 이름을 부르자 푸들은 망설임 없이 다가왔다. 보호자가 손을 내밀기만 해도 그 곁에 조용히 머물렀다.
푸들은 누구보다 보호자와의 교감을 원하고 있었다. 경쟁과 방어 속에서 버텨야 했던 푸들은 보호자의 목소리 톤 하나가 바뀌자 곧바로 반응했다. 보호자를 두려워하면서도 좋아했고 혼나지 않는 순간을 기다려온 듯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혔다. 위계만 있고 규칙은 없던 네버랜드에서 푸들은 늑대가 아니라 가장 불안한 개였다.
보호자의 태도가 달라지자 변화는 빠르게 나타났다. 푸들은 불필요한 긴장을 내려놓기 시작했고 보호자를 향한 입질도 사라졌다. 달마티안 역시 즉각적인 통제 속에서 흥분을 가라앉혔다. 도베르만의 식분증도 실내 공간에 자신의 자리를 갖게 되자, 서서히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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