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2TV '셀럽병사의 비밀' 캡처
사진 = KBS2TV '셀럽병사의 비밀' 캡처
대한민국 영화사의 산증인이자 인격적으로도 수많은 후배의 귀감이 되었던 국민 배우 안성기가 향년 74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안성기의 찬란했던 70년 연기 인생과 인간적인 면모를 되짚는 추모의 장이 마련됐다.

20일 밤 8시 30분 방송된 KBS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다섯 살의 나이에 데뷔해 170여 편의 작품을 남긴 안성기를 추모하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귀한 자료 화면들을 대거 공개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찬원은 '국민 배우'라는 타이틀이 처음으로 붙은 주인공이 바로 안성기였다는 점을 짚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안성기의 대중적인 영향력을 높이 평가했다. 장도연 역시 안성기만큼 그 수식어가 어울리는 인물은 없을 것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번 특집에서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가왕' 조용필과의 60년 우정이었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짝꿍으로 인연을 맺은 안성기와 조용필은 집도 가까워 늘 함께 다니며 꿈을 키웠던 절친한 사이였다.

엄격하기로 유명했던 조용필의 아버지가 안성기와의 외출만큼은 흔쾌히 허락했을 정도로 두 사람의 신뢰는 두터웠다. 방송에서는 1997년 '빅쇼' 출연 당시 조용필의 기타 연주에 맞춰 안성기가 노래를 부르는 전설적인 듀엣 영상이 공개되어 뭉클함을 더했다. 장도연은 거장 조용필이 안성기 곁에서만 보여주는 편안한 '친구'로서의 모습이 매우 귀하고 신기하다고 감탄했다.
사진 = KBS2TV '셀럽병사의 비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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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의 영화 같은 일화는 시상식에서도 빛났다. 스물여덟 살 무렵, 전년도 수상자 자격으로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던 안성기는 큐카드를 확인한 뒤 돌연 김동건 아나운서에게 발표를 미루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알고 보니 해당 부문의 수상자가 시상자인 안성기 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대리 발표로 재차 상을 받게 된 안성기의 풋풋하고 겸손한 모습은 지켜보던 패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동료와 후배들이 증언하는 미담도 끊이지 않았다. 김성수 감독은 무명 작가 시절 독일 촬영 현장에서 톱스타였던 안성기가 매서운 추위에 떨던 자신에게 직접 장갑을 벗어주었던 따뜻한 배려를 회상했다. 또한 배우 신현준은 영화 '무사' 촬영 당시 안성기가 관객에게 보이지 않는 갑옷 속 근육까지 완벽하게 단련하며 배역에 몰입했던 경이로운 연기 열정을 증언했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판정을 받은 뒤에도 연기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투병 중에도 "어떤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며 현장에 머물 때 가장 행복해했던 안성기는 마지막까지 뜨거운 연기 혼을 불태웠다.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깊어지기를 선택하며 대한민국 영화계를 지켜온 안성기의 모습에 출연진은 깊은 존경을 표하며 위대한 배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임채령 텐아시아 기자 syjj426@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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