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 진짜 얼굴 대체 뭐야…무대에서 다지고 화면에서 넓혔다
이엘, 진짜 얼굴 대체 뭐야…무대에서 다지고 화면에서 넓혔다
이엘, 진짜 얼굴 대체 뭐야…무대에서 다지고 화면에서 넓혔다
이엘, 진짜 얼굴 대체 뭐야…무대에서 다지고 화면에서 넓혔다
사진제공=SLL, KT스튜디오지니, SBS, tvN,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SLL, KT스튜디오지니, SBS, tvN, 와이원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엘이 ‘올라운더’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엘의 2025년은 ‘쉼 없는 행보’라는 말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무대에서는 코미디의 리듬을 다지고, 화면에서는 장르마다 다른 감정의 온도를 쌓아 올리며 ‘이엘표’ 연기의 폭을 또 한 번 넓혔다.

먼저 무대에서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연극 ‘꽃의 비밀’에서 이엘은 타이밍과 템포가 중요한 코미디 장르를 자신만의 호흡으로 소화해 냈다. 웃음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과감하게 속도를 올리고, 감정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단숨에 톤을 낮추며 장면의 공기를 바꾸는 힘을 보여줬다. 무대 위에서 단련한 리듬감은 이후 매체 연기에서도 탄탄한 기반이 됐다.

TV에서는 장르가 바뀔 때마다 말투와 표정의 농도부터 달라졌다. 같은 ‘강단 있는 인물’이라도 작품에 따라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 대사의 호흡까지 세밀하게 달리 가져가며 캐릭터를 새롭게 세웠다. 스릴러에서는 긴장을 눌러 담는 절제로,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유쾌함과 진정성을 오가는 온도차로 장면의 중심을 잡았다.

이엘이 올해 보여준 캐릭터들의 공통분모는 분명하다. 누군가를 지키고, 선택하고,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이엘은 ‘강함’만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흔들리는 순간을 스치듯 보여주고, 다시 태연한 얼굴로 돌아오는 과정을 섬세하게 쌓아 올리며 인물의 설득력을 높였다.

실제로 이엘은 올해 작품마다 ‘책임’의 얼굴을 다른 결로 그려냈다. 연극 ‘꽃의 비밀’의 자스민으로는 코미디의 박자와 반전을, ‘별들에게 물어봐’의 강태희로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냉정한 판단을 보여줬다.

이어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의 김나희로는 사건을 파고드는 집요한 추적의 긴장을, ‘금쪽같은 내 스타’의 고희영으로는 톱스타의 빛과 그림자를 오가며 유쾌함과 진정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경도를 기다리며’의 서지연을 통해서는 대표로서의 냉철함과 언니로서의 마음을 겹쳐 보여주며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더했다.

현재 방송 중인 ‘경도를 기다리며’에서 이엘은 자림 어패럴 대표이자 서지우(원지안 분)의 언니 서지연으로, ‘대표’와 ‘언니’ 사이의 온도차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서사를 끌고 있다. 감정을 크게 터뜨리기보다 감정이 새어 나오는 틈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연기가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2025년의 이엘은 단순히 다작이라는 말보다 ‘다른 얼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무대에서 다진 박자, 화면에서 넓힌 스펙트럼. 코미디도 스릴러도 멜로도 자신만의 결로 소화해 내며, 이엘은 또 한 번 ‘믿고 보는 배우’의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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